매출 3년 새 20% 증가에도 자산은 소폭 감소
수수료 10년간 10여차례 인하..."비용절감도 한계 도달"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카드사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반면 자산규모는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라는 분석이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결제액은 2015년 614조원에서 지난해 기준 741조원으로 20.7% 늘었다. 카드결제액 증가 이유는 물가상승 영향 외에도 카드사의 치열한 마케팅 효과가 크다. 카드사들은 지속적으로 카드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다양한 결제서비스를 내놨다. 이에 각종 페이 등 간편결제 시스템 활성화에도 결제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했다. 전체 결제시장에서 카드결제가 차지하는 비중(2018년 말 기준)은 91.2%에 달한다.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카드대출도 매년 증가 추세다. 같은 기간 카드대출은 27조원에서 33조원으로 21.2%포인트 늘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만 42조원을 넘었다. 이는 카드사들이 이익보존을 위해 수익성이 높은 카드대출 시장에서 활발한 마케팅을 벌인 영향이 컸다.
반면 자산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자산규모는 120조2127억원에서 119조8413억원으로 0.3% 감소했다.
카드사의 자산은 본래 결제액은 물론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이 늘면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매출(결제액 및 대출금 등)이 늘어나는데 자산이 되레 줄어든 건 가맹점 수수료가 급격히 인하된 탓이라고 업계에선 분석한다. 특히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 10년간 10여차례 넘게 떨어져왔다. 2007년 연 매출 4억8000만원 미만의 영세가맹점과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을 4.5%에서 각각 2.3%, 3.6%까지 인하해준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이 대폭 확대돼 전체 가맹점의 93%까지 늘었다. 우대수수료율은 0.8~1.6% 수준에서 적용된다.
여기에 연 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해서도 평균 수수료율을 2% 이내로 인하하도록 유도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가맹점이 수수료율 인하 효과를 봤다. 이 때문에 카드업계는 연간 8000억원의 수수료 손실을 보게 됐다.
무엇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카드업계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카드 수수료 수익에서 수치로 확인된다.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에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4개 은행계 카드사의 순수수료수익은 2855억원으로 전년 동기(3178억원) 대비 11.3%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줄면서 이를 보전하기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가 선거 때마다 지속적으로 인하된다면 순이익뿐만 아니라 자산 규모도 줄어들며 시장파이 자체가 줄 것"이라고 말했다.
cle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