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카드사 노조 공로 인정…협회 기능 강화 의견에 공감"
협회 출범후 회장과 카드사 노조 만남 "이례적"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자신의 인선을 반대했던 카드사 노조와 예상밖의 '달달한' 소통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앞서 카드사 노조는 김 회장 취임을 두고 관(官) 출신을 이유로 반대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0일 신한·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6개 카드사로 구성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이하 카노협)의 각 카드사 노조위원장과 만나 소통의 자리를 갖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계 현안에 공동 대응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카노협은 이 자리에서 여신협회의 대관·홍보 등 협회 기능 강화를 요청했다. 이에 김 회장은 "인력이나 예산 한계는 있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 "업계 현안 해결에 있어서 노조와 협회가 향후 협력 관계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또 "협회 차원에선 국회의원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노조는 국회와 소통이 더 원활한 측면이 있다"는 등 노조 활동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는 전언이다. 김 회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한 대응 논리를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도 적극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 노조와 여신협회장의 만남은 협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카드사 노조와 여신협회는 현안 대응에 있어 '각개전투' 양상을 보였다. 여신협회와 카드사 노조 간 소통 채널이 전무했던 탓이다. "노조가 투쟁 과정에서 투쟁 지원이나 자료·대응 논리 등을 요청해도 협회 쪽 피드백이 없었다"는 게 카노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계기로 김 회장이 관 출신 인사로 업계와의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우려는 어느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김주현 회장이 노조와의 만남에 적극 나선 것은 의외의 행보"라며 "협회장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수록 업계 이익 대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대감이 생긴다"고 귀띔했다.
카노협 측은 김 회장 취임 전 관 출신 인사 반대 성명을 낸 만큼 김 회장의 생각과 의견을 듣고 요구사항을 개진하기 위해 이날 자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카노협 관계자는 "취임 후인 6월 말께 비공식적인 루트로 협회에 이 같은 자리를 요청했고 협회 쪽에서도 즉각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고 전했다.
향후 카드업계는 여신협회와 카드사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현안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노협은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종합개편안'이 발표된 11월부터 9개월간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투쟁을 벌이면서 총파업까지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드사 노조의 요구를 반영해 수수료율 하한제를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투쟁 성과가 나타나자 지난 16일 총파업을 철회했다.
카노협 관계자는 "관 출신 인사에 대한 업계와 노조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자리였다"며 "업계 현안 해결에 있어 협회와 카드사 노조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 가맹점 수수료 문제와 같은 대표적인 현안에 있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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