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 발표...南 스텔스기 도입 비난
"군사위협 동반한 대화 흥미 없어...살인장비 도입 엄중한 도발"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외무성은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꼬집으며 "겉으로만 대화를 운운하지 뒤로는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도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군사위협을 동반한 대화는 흥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최근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신냉전을 불러오는 위험한 군사적 움직임들이 심상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 "첨단 살인 장비들의 지속적인 반입은 북남공동선언들과 북남군사분야 합의서를 정면 부정하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고 떠들어대고 있는 남조선(남한) 당국자들의 위선과 이중적인 행태를 다시금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월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 발표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북 측의 이 같은 비난은 사실상 문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심스레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 노력까지 함께 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언급한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고 떠들어대고 있는 남조선 당국자'가 문 대통령의 발언을 빗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언급을 지목하면서 "위선과 이중적인 행태"라고 비꼬았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한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적대행위는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해 심고하지 않으면 안되게 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이 최근 중거리 순항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일본을 비롯한 조선반도 주변지역들에 F-35 스텔스전투기들과 F-16V 전투기들을 비롯한 공격형 무장장비들을 대량 투입하려 한다"며 "지역의 군비경쟁과 대결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최대로 각성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합동군사연습과 남조선에 대한 무력증강 책동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위험한 행위로 된다는데 대해 한두 번만 강조하지 않았다"며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은 노골적으로 문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16일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조평통 비난보다는 수위가 낮고 우회적으로 지적했지만 일련의 비난전은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하면서 일종의 남북 간 주도권을 가지려는 것이고 금강산·개성공단 재가동이라는 특단의 대북조치를 내리라는 압박 차원의 주장"이라고 분석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