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 MBC 기자 별세 소식에 복잡한 심경 드러내
윤영찬 "기적 바래…자유언론 짐 내려놓고 편히 쉬어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암투병을 하던 MBC 이용마 기자의 별세 소식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가 지키고 싶던 것은 무엇이었을까"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고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용마 기자,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지만 '언론인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 분임은 분명하다" 며 "그가 꿈꾸던 세상에 우리는 얼만큼 가까이 다가간 걸까"라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이용마 MBC기자 별세 소식에 고인을 추모했다. [사진=고민정 대변인 페이스북] |
고 대변인은 "나보다 힘든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지 하며 시작했던 언론사 시험. 아나운서가 되어 세상의 진실을 전해주고자 애썼고, 때로는 갈지자 걸음을 걷기도 했지만 이내 똑바로 걸으려 애썼다"며 "언론인이라는 이름에 부끄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윤영찬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이용마 기자와의 마지막 만남을 떠올렸다. 윤 전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를 마지막으로 우연히 본 것은 지난해 가을경 제가 살던 이매동 목욕탕에서"라며 "두 아이가 오히려 아빠 손을 잡고 부축하며 탕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윤 전 수석은 "용마는 기력이 없어 아이들 때를 못 밀어주고 세신사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며 "그 앞에서 아이들 때를 미는 것이 왠지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서둘러 목욕을 마치고 욕탕을 빠져나오면서 등져 누워있는 앙상한 용마의 뒷모습을 봤다"고 설명했다.
윤 전 수석은 "오랫동안 버텨왔기에 기적을 바랐다. 동생이지만 형 같고 누구보다 강인했기에 언젠가 아이들의 때를 밀어줄 날도 올 것이라 기대했다"며 "자유언론을 향한 그 짐 내려놓고 천국에서 편히 쉬거라. 용마야"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기자는 지난 1996년 MBC 기자로 입사한 이래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치며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감사,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가족묘지 고발 등의 기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해왔다.
이 기자는 지난 2011년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홍보부장을 맡아 파업을 이끌다 지난 2012년 3월 5일 부당해고됐다.
이 기자는 해직 기간에도 공영방송 정상화 운동을 계속했고, 해고 5년 9개월 만인 2017년 12월 8일 MBC에 복직했다. 이 기자는 2017년 12월 1일 리영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기자는 해직기간 중 발견된 '복막중피종'으로 21일 오전 6시 44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향년 5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