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OTT 시장 점유율 차 10배...방송사-통신사 시너지
토종OTT VS 해외OTT 막대한 자금력 차...양질 콘텐츠 생산 관건
SKT "통합법인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지킴이 역할 할 것"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통영상서비스(OTT) 사업자에 맞설 한국 토종 OTT '웨이브'가 출범한다. 지상파 방송3사와 SK텔레콤이 맞손을 잡은 '웨이브'는 한류 콘텐츠를 앞세워 해외 공룡 OTT 사업자에 대항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KBS∙MBC∙SBS와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체결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 [사진=SK텔레콤] |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3사의 OTT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다음 달 국내 최대 OTT가 출범한다.
통합법인 및 서비스명은 '한류(K-wave)'와 '파도(Wave)'가 결합한 '웨이브(WAVVE)'다. 한류가 가져온 한국 고유 동영상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 OTT 시장에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웨이브' 출범이 국내 OTT 시장에서 의미를 갖는 이유는 토종 OTT로서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발표한 유료 구독형 OTT 시장 점유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옥수수(35.5%)였고, 이어 U+모바일TV(24.5%), 올레TV모바일(15.8%), POOQ(9.2%) 순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점유율은 4.7%였다.
옥수수와 POOQ이 결합하면 시장 점유율이 44.7%에 육박해 국내 OTT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올라서게 된다. 가입자 수 기준으론 1336만명이다.
지상파와 통신사가 결합해 기대되는 부분은 지상파의 콘텐츠 제작 능력과 통신사의 자금력, 플랫폼 운영 능력 간의 시너지다. 통합법인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웨이브'는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미 투자금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유상증자를 통해 이미 900억원을 확보했다.
양 사업자의 결합이 시너지를 내 해외 공룡 OTT와 맞설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OTT 시장에선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아직 6위에 머물러 있지만 빠른 속도로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넷플릭스의 유료이용자는 184만명으로, 지난해 6월 63만명 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국내 OTT 서비스 이용자들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종OTT가 출범해 통신사가 자금력을 뒷받침한다고 해도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사업자와 비교해선 규모가 상당히 작다"면서 "이런 상황에 토종 OTT가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진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넷플릭스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국내에 진출한 이후 자체 한국형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액은 약 1500억원이다. 넷플릭스 이외에도 월트디즈니 등 공룡 해외 OTT의 추격도 잇따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미디어 산업 발전이 시급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통합 OTT가 빠르게 출범할 수 있도록 남은 절차가 조속하게 처리되길 바란다"면서 "통합법인이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과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