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들, 해리 왕자 태도 "위선적" 비판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기후변화에 목소리를 내온 영국의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의 자가용 비행기 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19일(현지시간) CNN은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가 지난주 자가용비행기를 타고 프랑스 니스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더선은 해리 왕자 부부가 이전에도 스페인 이비자에서 영국으로 돌아올 때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평소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해온 해리 왕자의 언행이 모순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자가용 비행기의 경우 일반 여객기 보다 탑승객의 수는 적은 반면, 승객 1명이 소비하는 연료는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선은 해리 왕자 부부가 이용한 자가용 비행기의 탑승객 1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도 일반 여객기의 7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해리 왕자는 최근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에 실린 동물학자 제인 구달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의 "끔찍한"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해리 왕자는 아이를 낳은 뒤 환경에 대한 시각이 변했다고 언급하며, 환경에 대한 우려로 아이를 "많아야 두 명"만 가질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지난달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 77억명이 지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모두의 선택과 발자취, 행동이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환경운동가들은 해리 왕자의 태도가 위선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의 루시 길리엄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왕실 일가와 연예인들의 위선을 지적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길리엄은 "이 문제(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돌아볼 때"라며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보도가 나온 뒤 가수 엘튼 존은 "왜곡되고 악의적인"보도라고 주장하며, 언론을 비난하고 나섰다. 엘튼 존은 자신과 배우자가 보안상의 이유로 해리 왕자 부부에게 니스로 가는 전용기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엘튼 존은 트위터를 통해 해리 왕자의 환경에 대한 헌신을 지지하기 위해, 탄소중립 비행기를 제공했다고 적었다.
영국 연방 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 2019.03.11 [런던 로이터=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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