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1·3단지, 분양가상한제 발표일 최대 5000만원 떨어져
반포1단지, 한달전 호가 1억원 '뚝'..둔촌·잠실주공 줄줄이 하락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 강남권 '대어급' 재건축 단지들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직격탄을 맞았다.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고 사업 자체도 상당기간 지체될 공산이 커져서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1단지, 둔촌주공, 반포주공1단지, 잠실주공5단지는 최근 1개월간 매도호가가 줄줄이 떨어졌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공공택지에 시행 중인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전에는 재건축·재개발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이 '착공 전 관리처분계획 신청 단계'였지만 이를 '최초 입주자 모집 단계'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미 이주·철거를 끝내고 착공과 분양을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됐다.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일반분양을 앞둔 재건축 단지는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서초구 반포주공 1·2·4주구(주택지구)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 △강동구 둔촌주공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반포동 한신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등이다.
이들 단지는 이미 사업계획과 조합원 부담금이 대부분 확정된 상태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떨어지면 조합원의 부담금이 증가해 사업이 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70동 전용면적 35㎡(2층)는 지난 6일 매도호가가 최초 매물 등록가보다 1억원 하락했다. 현재 가격은 20억원 수준. 같은 단지 57동 35㎡(저층)는 매도호가가 15억9000만원으로 지난달 27일 1000만원 빠졌다.
강동구 둔촌주공처럼 가구수 대비 일반분양 비율이 높은 단지들도 매도호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둔촌주공은 1만2000여가구 중 5000여가구가 일반분양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둔촌주공 1단지 129동 51㎡(5층)은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다음날인 이날 매도호가가 13억3000만원으로 1000만원 떨어졌다.
상한제 발표 당일에 가격이 떨어진 매물도 적지 않다. 둔촌주공 3단지 315동 96㎡(9층)는 전날 매도호가가 5000만원 하락했다. 현재 가격은 16억원이다. 같은 단지 317동 99㎡(7층)는 전날 호가가 2000만원 떨어졌다. 둔촌주공 3단지 320동 96㎡(8층)도 같은 날 1000만원 빠졌다.
둔촌주공 1단지에서는 121동 25㎡(3층), 106동 88㎡(3층)가 전날 2000만원 떨어졌다. 같은 날 117동 79㎡(4층)과 122동 50㎡(4층)도 1000만원씩 하락했다.
반포주공 1단지, 둔촌주공 1·2·3단지는 상한제가 도입되기 한 달 전부터 가격이 떨어졌다.
반포주공 1단지 74동 107㎡(5층)는 지난달 18일 매도호가가 1억원 하락했다. 현재 가격은 44억5000만원이다. 91동 107㎡(5층)는 현재 46억으로 지난 10일 5000만원 하락했다. 같은 단지 69동 107㎡(5층)도 같은 날 5000만원 떨어졌다. 102동 84㎡(1층)와 100동 84㎡(1층)는 지난 8일 호가가 4000만원 내렸다.
66동 107㎡(1층)는 호가가 45억5000만원으로 지난달 16일 5000만원 하락했다. 71동 107㎡(1층)도 지난달 25일 5000만원 떨어졌다. 지난 8일에는 65동 84㎡(5층)가 40억7000만원으로 3000만원 하락했다.
둔촌주공 1단지에서는 107동 88㎡(5층)가 지난 9일 1000만원 하락했다. 이어 분양가상한제 발표 전날인 지난 11일 118동 80㎡(4층)가 2000만원 하락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110동 88㎡(4층)가 2000만원 하락했으며 지난 5일에는 118동 80㎡(2층)가 14억3000만원으로 2000만원 하락했다.
둔촌주공 2단지 215동 80㎡(3층)는 지난 4일과 5일에 각각 6500만원, 500만원 떨어졌다. 현재 매도호가는 14억3000만원으로 최초 등록가 대비 7000만원 하락한 상태다.
둔촌주공 3단지에서는 312동 96㎡(4층)가 14억2000만원으로 지난 10일 3000만원 하락했다. 또한 315동 96㎡(7층)는 매도호가가 14억3000만원으로 지난 3일과 5일 각각 500만원, 3000만원 내렸다. 313동 99㎡(3층)는 지난 9일 1000만원 하락해 현재는 15억9000만원 수준이다.
이밖에 잠실주공에서도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일부 있었다. 잠실주공 5단지 521동 76㎡(2층)는 매도호가가 18억9000만원으로 지난 10일 1000만원 하락했다.
강남 재건축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향후 아파트값 추가 하락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격 하락이 심화되면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침체를 맞을 것"이라며 "재건축 주변에 있는 일반 아파트 가격들도 끌어내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 하락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경기하락 및 주택공급이 받쳐줘야 한다"며 "공급이 부족해지고 시장 경기가 회복된다면 나중에는 오히려 가격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