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주요국 주식과 정크본드 펀드에서 뭉칫돈이 빠져 나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위험 수위에 이르면서 지구촌 경제의 침체 경고가 다시 고개를 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금값이 6년래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 선을 뚫고 오른 한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9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주식형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24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연중 최대 규모의 ‘팔자’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도 39억달러의 매도가 쏟아졌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기록이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전반에 걸쳐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소위 ‘매파’ 금리인하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경고가 관련 펀드의 자금 썰물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에드워드 존스의 넬라 리처드슨 투자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빠졌다”며 “중국과 미국, 유럽까지 주요국 경제가 일제히 둔화되고 있어 자금 유출을 단기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홍수를 이뤘다. 지난 한 주 사이 머니마켓펀드(MMF)로 1020억달러의 유동성이 밀려 들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인 동시에 2007년 데이터 집계 이후 사상 두 번째 기록에 해당한다.
지난주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한 때 1.5% 선으로 후퇴한 한편 독일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크본드의 매도와 공격적인 국채 매입으로 인해 리스크 프리미엄을 의미하는 수익률 스프레드가 4.5%로 벌어졌다.
브린 캐피탈의 스콧 부차 채권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고조되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며 “뉴스 헤드라인에 일희일비하는 자산 시장에 대응하는 일이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딜을 이룰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9월로 예고됐던 중국과 담판이 불발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침체 경고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로이터가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향후 2년 이내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45%로 제시, 전월 35%에서 크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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