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헤지펀드 업계의 증시 비관론이 3년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악화된 데다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주가 강세 포지션을 축소한 한편 하락 베팅을 대폭 확대한 것.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별도로 투자자들의 공포가 과거 주가 급락 시기에 못 미치고, 이는 뉴욕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고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8일(현지시각) 모간 스탠리의 집게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매도 대비 매수 포지션 비율을 의미하는 순 레버리지가 2016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주식시장 향방에 대한 관련 업계의 비관론이 3년래 가장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헤지펀드의 매수 종목은 소수의 대장주로 집중된 한편 숏 포지션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 모간 스탠리의 설명이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조사에서도 흡사한 상황이 포착됐다. 롱숏 펀드를 중심으로 헤지펀드의 매수가 특정 종목에 집중된 동시에 증시 전반에 대한 비중 축소가 두드러진다는 얘기다.
알파 티어리 어드바이저스의 벤자민 던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특히 단기 주가 방향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6개월 사이 주가 전망이 말 그대로 안개 속”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 이른바 ‘7위안’ 충격에 장중 950포인트 폭락했던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반전을 이뤘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월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헤지펀드의 매도 포지션이 이른바 숏커버링에 따른 주가 급반등을 기대할 만큼 크지 않다는 사실도 증시 향방에 대한 전망을 흐리게 하는 부분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충분히 냉각되지 않았고, 이는 주가가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역발상을 가능케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최근 25에 근접하며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지난해 말 고점인 36과 여전히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아울러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가 집계한 투자자 비관 지수 역시 최근 35 내외에서 등락, 연초 수치인 5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공포가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주가가 바닥에 이르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바클레이즈 역시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충격이 증시를 강타했지만 패닉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투자자들의 비관이 주가 반등을 예상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노무라는 뉴욕증시의 투매가 종료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또 한 차례 충격이 발생할 경우 10여년 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당시와 흡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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