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이 예고한 대로 2일(현지시간)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러시아도 미국·유럽 인근 지역에 핵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맞대응하며 군비경쟁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의회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칼라 글리슨 미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달 31일 “러시아는 의무사항 검증을 준수하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며 “조약이 종료되는 8월 2일 이후 미국은 더 이상 INF 금지조항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도 맞탈퇴를 예고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달 30일 “INF 조약 종료를 번복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끼인 유럽은 INF 조약 파기로 양국 간 새로운 핵 군비경쟁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1일 “우리는 INF 조약이 폐기되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 조약을 살리도록 러시아가 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INF 조약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 발효됐다.
양국은 3년 내 사정거리 사정거리 500~5500km의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폐기하기로 합의하고 실제로 중·단거리 미사일을 상당 규모 감축했으나, 러시아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한편 미국이 유럽에 미사일방어 체계를 구축하면서 서로 INF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오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INF 조약 탈퇴 방침을 공식 발표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월 2일 6개월 뒤 탈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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