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이 ‘러시아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알려진 S-400 ‘트리움프’ 방공미사일 시스템 2차분 포대를 곧 인계받을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러시아 타스통신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의 사드 배치를 맹렬히 비난했던 중국이 서둘러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독도 영해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 논란이 일었던 연합비행 훈련에 이어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S-400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타스통신은 24일 러시아 정부 당국자를 인용, 러시아산 S-400 시스템 2차분을 실은 선박이 발트해 연안 러시아 항구를 출발해 곧 중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자는 2차분 납기가 예정일보다 수개월 빨리 이뤄진 것이며 세 척 이상의 선박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단 기간 내 이동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러시아와 S-400 구매 계약을 맺은 것은 2014년으로 한국의 사드 논란이 불거지기 훨씬 전이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산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한 것은 중국이 처음으로, 중국은 3개 포대를 30억달러(약 3조 5535억원)에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1차분 포대는 지난해 7월 중국에 이미 도착해 12월에 시험 가동됐다. 이번 2차분에 이어 3차분 포대도 곧 공급될 예정이다.
S-300을 개량한 S-400은 레이더 최대 탐지거리가 700km, 미사일 최대 사거리가 400km에 달하는 중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 미사일과 전술 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또한 동시에 100개의 표적을 추적하고 6개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는 성능도 갖췄다.
한반도와 300여㎞ 떨어진 산둥반도 등 중국 동부해안 지역에 실전 배치되면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동향을 자세히 탐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반 레이더로 포착하기 힘든 미국의 B-2 폭격기와 F-117 전폭기, F-35 전투기 등 스텔스기 탐지 능력이 뛰어나 미국 또한 중국의 S-400 도입을 극히 경계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9월 중국군의 무기 구매 및 개발을 담당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소속 장비발전부와 그 책임자인 리상푸(李尙福) 부장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러시아산 S-400과 수호이(Su)35 전투기를 구입해 미국의 대러 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이 제재 이유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까지 거스르며 러시아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을 더욱 밀착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SCMP는 해석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초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 관계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지난 24일 공개한 ‘2019 국방백서’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가 지역 안보이익을 훼손했다’며 여전히 비난하고 있고 경제보복도 계속 가하고 있는 중국이 러시아판 사드를 도입하는 것은 이중적이라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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