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대 표 예매 전쟁...오송역 이용객 다수
평일 SRT 표 예매 어려워..."배차 간격 줄이고 열차칸 늘려야"
SR, 과거 수요예측 잘못한 탓...수서역 인근 부동산 시장도 '꿈틀'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며칠전 서울 송파구에 사는 사업가 A씨는 갑자기 지방 출장이 잡혀 울산에 내려가야 했다. 오전 중 수서고속철도(SRT:Super Rapid Train)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수서역에 갔지만 모든 표가 다 매진된 상태였다. 당황한 A씨는 KTX라도 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서울역, 광명역까지 가는데 시간이 걸리는데다 KTX 역시 마땅한 차편이 없어 결국 출장 미팅시간을 한참 늦춰야만 했다. SRT 역무원에게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고 항의했지만 어쩔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서울 강남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수서고속철도(SRT)에 대한 표 예매가 어려워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반시민들이 늘고 있다. 미리 서둘러 예매를 한다지만 출·퇴근 시간은 물론 주요 시간대 티켓 모두 매진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갑자기 생긴 개인 일정 또는 회사 출장의 경우 충북 오송역이라도 가려면 대부분의 표가 매진인 경우가 많아 SRT 이용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도대체 며칠 전부터 SRT 예매를 해야하는지 묻는 질문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지방 출장차 SRT를 종종 이용하는 직장인 B씨는 "부산, 울산을 갈때 표를 예매하려면 매진일 경우가 많은데 이럴땐 입석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B씨는 급하고 답답한 마음에 SR역무원에게 KTX와 비교해 가며 열차 증편 또는 열차 칸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SR측은 당장 그럴순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고 한다.
SRT는 대부분 앞, 뒤 칸을 제외한 열차 칸이 8개인 8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 열차당 410개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KTX의 경우 보통 열차 칸이 10~20량으로 운영되고 되며, 배차 간격도 짧다. SRT가 많은 이용객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다.
SR관계자는 "과거 예비타당성 수요예측의 실패로 보여진다"며 "당시 이렇게 급격하게 수요가 늘지는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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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역 전경 [사진=SR] |
또 다른 직장인 C씨는 SRT 예매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를 오송으로 가는 각 부처 공무원이나 업무차 내려가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정기적인 이동을 꼽았다. 부처 공무원들이 SRT를 이용해 매일 출퇴근 한다는 얘기다. 이들이 정기적으로 예매를 하다보니 긴급하게 지방에 가야하는 일반 시민들은 표를 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SR측은 세종시 공무원을 포함한 오송 이용객에 따른 매진이라고만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거리 고객 할당제가 있어서다. 이는 장거리 구간 별로 승차권을 할당, 운용하는 정책을 말한다. 예컨대 단거리 30%, 중거리 30%, 장거리 40% 할당 방식이다. 모든 SRT는 오송역을 거치는데 오송에서 호남선과 경부선으로 나뉘게 된다. 오송 이용객이 많으면 장거리 고객들이 표 예매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SR관계자는 "장거리 고객 할당제는 수서-오송 구간 전 좌석이 매진돼 오송-부산 간 구간을 빈좌석으로 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며 "다만 출발을 앞두고 일정시간이 되면 단거리 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좌석할당을 해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SR측은 각 구간별 할당된 장거리 고객을 위한 좌석수는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렇게 SRT이용자들이 많다보니 수서역 인근 부동산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수서역 SRT는 일반인 보다는 세종시 근무자들에게 인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정부부처가 세종시에 있다보니 오송역 이용객들이 많은데다 수서역 인근 일원역 일대 아파트 가격도 많이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