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주지사의 저질 발언에 반발한 시민들이 사임을 요구하며 20년 만에 최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푸에르토리코 주지사 퇴진 시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13일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가 정부 측근들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주고받은 889쪽 분량의 메시지가 공개됐고, 해당 메시지에서 로세요 주지사가 여성 및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자 사임 요구가 빗발친 것.
만연한 부패와 부진한 경제 성장세, 지난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가 덮친 뒤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더딘 복구작업 등에 피로가 쌓였던 시민들은 주지사의 저질 채팅 공개에 거리로 나왔다.
시위 열흘째인 이날 시민들은 폭염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로세요 주지사 사임을 촉구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푸에르토리코 국기를 흔들고 땀을 흘리면서도 흥겹게 주지사 퇴진을 외쳤다. 통신은 이번 시위 규모가 20년래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한 시민은 "마침내 정부의 가면이 벗겨졌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시위자는 "시민들이 드디어 각성하게 됐다"면서 "이번 저질채팅 사건은 (정부 부패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로세요 주지사는 물러날 뜻이 없다면서, 자신은 부패 척결과 마리아 복구에 계속해서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