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의 대규모 관세를 피하려고 베트남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했던 중국 신발 제조업체 경영자 저우 핑 씨는 불과 1년 만에 500만위안(72만8000달러)을 투입해 세운 공장을 버리고 중국으로 돌아왔다.
막대한 손실을 떠안고 베트남 생산라인을 철수한 그는 공장 이전을 계획하는 기업인들에게 돌 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신중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조언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각)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최근 1~2년 사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을 피해 베트남 행을 택했던 기업들 중 상당수가 중국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 속에 베트남이 최대 수혜 국가로 부상한 가운데 나온 소식이어서 주목된다.
기술력을 갖춘 인력과 핵심 원자재를 확보하는 일부터 난항이라는 것이 베트남 사업을 접은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당연시 하는 야근을 베트남에서는 운영할 수가 없어 생산라인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직원 훈련에 예상하지 못했던 시간과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인건비와 건물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 적자를 모면하기 위해 허덕이는 실정이라고 베트남에서 쓴맛을 본 기업인들은 전했다.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밀려 들면서 인력난이 극심한 상황이고,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업체가 나타나면 곧장 이직하는 베트남 현지 직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우 대표는 베트남의 평균 임금이 1년 전 공장을 처음 가동했던 당시 1260위안에서 최근 2000위안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인건비 이외에 물류와 운송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베트남 사업을 접은 이들은 입을 모았다.
이 밖에 외국인에게 건물이나 토지 소유권을 허용하지 않는 베트남의 법적 문제로 인해 지인들의 명의로 투자를 단행해야 하고, 이는 소규모 제조업자들에게 작지 않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SCMP는 가구와 의류, 기계류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업체들이 이 같은 문제에 부딪혀 잇달아 백기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생산라인을 여전히 가동 중인 업체들도 인력을 대폭 줄이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고, 태국과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저울질하는 움직임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을 재개했지만 관세 전면전이 다시 벌어질 수 있어 중국으로 복귀하는 일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오사카 담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류하기로 한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시행될 경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필수 가전과 IT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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