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ICT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방안 세미나' 국회서 열려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북한의 ICT 인프라 구축 과정에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참여해야한다고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북·미간 북핵 협상 진행상황에 따라 대북제재가 전격 해제될 경우를 미리 준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대북 제재 해제 시, 북한의 개혁·개방이 압축적으로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남과 북이 독점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이통사들은 가장 시급하게 진행해야 할 남북 ICT 협력 아이템으로 '원격진료'를 꼽았다.
SK텔레콤과 KT 대북사업 담당자들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ICT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 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정진 KT개성지사장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북 ICT 협력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9.07.11. [사진=성상우 기자] |
이정진 KT 개성지사장은 남북간 ICT 협력 사업을 △대북제제 지속 △제한적 개방 △전면적 개방 상황으로 나눠 3단계에 걸쳐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제재가 지속 중인 현 상황에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지역에서의 통신 서비스를 재개하고, 제한적 개방 상황에선 5대 특구 및 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통신 서비스를 확대하고 통신망을 본격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궁극적으로 북한 시장의 전면적 개방 상황이 오면, 통신·SOC 등 신사업으로 북한에 본격 진출하고 북한 내 자원 활용 및 당국과의 공조 강화로 완전한 현지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로드맵이다.
이 지사장은 특히 특히 '원격진료'를 남북한 ICT 협업을 가속화할 수 있는 유용한 아이템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가 갖고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해 환자의 진단 결과를 즉시 확인하고 남북한 의사들이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화상회의를 하는 협진 형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질환의 예방은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져야하는 문제인데 북한은 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라며 "여기서 KT의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의 검진기록을 관리하고 AI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해서 통계를 내는 등 방식으로 시스템을 관리해나갈 수 있고, 갑자기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북한의 담당 의사와 한국 의료진의 협진 통해 상호 콜라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카자흐스탄·르완다·우간다·방글라데시·러시아·필리핀 등 3개 대륙 8개국에서 원격진료 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 중이다. 이 지사장은 이에 대해서도 "KT는 감염질환 관리에 대한 충분한 레퍼런스가 있다"면서 "환자들이 착용한 웨어러블 시계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AI 기반으로 진단하고 분석해서 의료진에게 넘기는 기술 등을 보유 중"이라고 덧붙였다.
'ICT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 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성상우 기자] |
이찬수 SK텔레콤 남북협력기획팀장 역시 '원격진료'를 즉시 진행할 수 있는 남북한 ICT 협업 아이템으로 꼽았다. 그는 "북한 의료진의 수준은 높은 편이나 의료 장비·시스템의 노후화로 전반적인 보건의료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라며 "북 보건성 역시 원격의료 분야 협력사업에 대한 의지가 있어 ICT를 활용한 남북 의료진 간 협진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베트남·중국 등 SK텔레콤의 원격의료 솔루션 사례를 예로 들며 남북간 원격의료 시스템 구축이 즉시 실현가능성이 있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 지역에서 현지 보건소와 2급·3급 병원을 연계하는 시범서비스를 6개월간 시행한 바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중국 우시 지역에 있는 SK하이닉스 공장에서 이동진료소를 운영해 본 경험도 있다.
조민영 과기정통부 남북교류협력팀장은 "현재 북한 내 법 체계상 우리 기업이 투자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지역은 개성공단과 금강상 관광지구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지역 ICT 인프라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우리 실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추가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북한 사회에 접근하고 사업할 수 있을 지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