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힘겨루기가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가 9일(현지시간)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의 고위 인사 세 명을 제재명단에 추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레바논 의회 의원인 아민 셰리와 무함마드 하산 라드, 레바논 보안기관과의 핵심 연락책을 맡은 와피크 사파를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OFAC가 관리하는 제재명단에 오른 이들은 미국 시민과 거래를 할 수 없으며 미국에서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동결된다. 또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이 제한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가 이란의 지원을 받은 헤즈볼라가 "레바논에 부정적 영향력을 끼치는 것"에 대응한 미국의 노력 중 하나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명단에 오른 세 명이 그들의 지위를 이용해 레바논으로 불법수입품을 밀반입하고 레바논 금융기관을 압박해 지원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헤즈볼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회피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월 폼페이오 장관은 유럽순방 일정 중 스위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이란의 지원을 언급하며 "미국은 '혁명세력의 악의적 활동'을 지원하는 이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돼 미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 이 조직은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무력 침공했을 당시 이에 맞서는 무장 저항 조직으로 등장했다. 이후 이란의 정부군인 혁명수비대와 긴밀히 공조하며 레바논에서 영향력을 확장했다.
로이터는 OFAC가 레바논 의회 의원을 제재 명단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레바논 관리들이 제재명단에 오른 이들과 거래를 끊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베이루트 아슈라에서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 2018.09.20.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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