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한 러시아 해군 소속 심해 잠수정이 핵 추진 선박임을 인정했다.
4일 CNN은 러시아 행정부는 사고 관련 정보가 국가기밀이라며 잠수정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으나 이날 공개된 푸틴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과의 대화록에서 이같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국방장관에게 대책을 지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화록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고 잠수정에 있던 핵 추진 기관의 현재 상태에 대해 묻자 쇼이구 장관은 추진 기관을 떼어내 봉쇄하고 있다고 답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어 "승조원들이 작업 중인 함정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잠수정의 복구 가능성에 긍정적 진단을 전했다.
쇼이구 장관은 사고의 주 원인이 배터리 부분에서 발생한 화재라고 지적했다. 또한 잠수함 설계자와 관련 업계 대표들을 통해 수리 작업 양과 기간을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7월 1일 북극해 인근 바렌츠 해에서 자국 해저 환경을 연구를 수행하던 함정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14명의 승조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함정은 현재 바렌츠 해에 위치한 세베로모르스크 해군기지로 옮겨져 있다.
대화록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사망한 14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모두 구조됐고 사망자 중 10명은 장교급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RBC 통신은 사고 함정은 핵 추진 'AS-12' 심해 잠수함이라고 보도했다. '로샤리크'라는 별칭이 붙은 이 잠수함의 제원과 활동 임무 등은 공개된 적이 없다. 다만 이 핵 추진 잠수정은 심해에서 해저 통신 케이블을 도청하거나 절단하는 비밀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러시아는 과거에도 해군 잠수함정 사고로 인명 피해를 겪은 바 있다. 지난 2008년 러시아 핵 잠수함에서 소화 시스템이 실수로 가동되면서 20명이 사망했고 2000년에는 핵추진 잠수함 쿠르스크 호에서 함정 앞부분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나 100명이 넘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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