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취임 100일' 앞둔 해수부 장관
남다른 전략플랜, 新조직 출범과 함께
7월 말 '스마트해상물류추진단' 신설
문성혁표, '스마트 과제 컨트롤타워'
"각 부서 개별과제 묶은 전체그림"
'운빨 장관'에서 '능력 장관' 초석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경제활력·혁신성장 성과내기’ 과제를 등에 업은 문 정부의 집권 중반기를 맞아 해양수산부의 무게추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오는 7월 11일 ‘취임 100일’을 앞둔 문성혁 신임 해수부 장관의 남다른 전략플랜이 새로운 조직 출범과 궤를 함께할 분위기다.
‘문 정부 2기 내각’ 험난한 청문회를 겪은 문성혁 장관의 입성을 두고 해수부 안팎에서는 ‘수산혁신 2030’, ‘어촌뉴딜300’, ‘해운 재건 5개년 계획’ 등 전임자인 김영춘 전(前) 장관의 선 굵은 정책플랜을 무탈하게 이행할 학자타입 장관으로만 봐왔다.
자칫 전임자가 닦아놓은 정책플랜에 섣불리 손을 댈 수도 없는 만큼, 본인의 색채를 드러내기보단 이미 발표된 액션플랜에 주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성과로 끌어올릴 것인가’이다. 그 만큼 아무리 좋은 정책플랜을 짜도 현장 간파가 어려운 관료 출신들로서는 모범답안을 찾기 어려운 분야다. ‘모범생은 쉽지만 우등생이 되기는 어렵다’는 관료 조직의 현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수출신의 입성을 놓고 반신반의(半信半疑)하던 초반 시선과 달리 오히려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뉴스핌 DB] |
취임 100일을 앞둔 그의 액션행보가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취임 100일 열하루를 앞둔 지난 1일 문 장관은 해운재건 과제인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정식 멤버 가입(얼라이언스 멤버들과 동등한 대우) 등 해운재건 첫 성과를 깜짝 발표했다.
해운항만 전문가로 통하는 문 장관을 해수부 장관에 등용시킨 배경에는 모범답안을 알고 있는 ‘능력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의 모범답안은 이미 취임 당시 시그널을 내포해왔다.
지난 4월 세종관가에 입성한 문성혁 장관의 취임 일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해양수산 분야’다. 취임 이후 그는 언론 인터뷰나 직원들에게 ‘스마트화’를 거듭 밝혀왔다.
해양수산의 미래 먹거리가 ‘스마트화’ 선점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7월 말 차관 직속기구로 스마트화 총괄 컨트롤타워격인 ‘스마트해상물류추진단’을 꾸린다.
행정안전부 주관 ‘2019년 벤처형조직’에 선정된 스마트해상물류추진단은 해상물류 분야의 스마트화 정책을 구체화하는 문 장관의 선두조직인 셈이다. 스마트해상물류추진단은 과장급 1명을 추축으로 4~5명의 엘리트 직원들이 획기적인 변화에 몰두한다.
스마트화 성과를 향한 진두지휘는 사실상 문 장관의 몫이다. 해운·항만물류 전문가인 만큼 그의 ‘능력’은 스마트해상물류추진단의 운영을 통해 엿볼 수 있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스마트해상물류추진단의 조직 신설에 앞서 문 장관이 각 실무국에 전달한 미션은 ‘단편적 구상에서 벗어난 전체그림’이다. 즉 진정한 스마트화를 위해서는 자율주행선박, 오토메이티드(Automated) 항만 등 각 개별부서의 과제가 따로 진행되기 보단 흩어져 있는 스마트 과제를 하나로 통합, 연계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해수부 고위관계자는 “따로 따로 흩어져 있는 각 개별부서의 스마트화, 지능화 과제를 하나로 묶여야한다는 것이 문 장관의 생각”이라며 “그래야 효율적이고 진정한 스마트화가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개별과제의 통합, 연계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 장관이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스마트양식, 물류시스템, 자율운항선박 등 개별과제로 따로 돌아가는 것을 문제로 보고 있다”며 “해운, 항만 파트로 볼 때 자율주행선박, 지능형 항만 등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스마트 기술을 해양수산업에 효과적으로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스마트화 컨트롤타워인 스마트해상물류추진단 조직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뉴스핌 DB] |
또 다른 관계자는 “각 부서별로 고민해오던 문제를 ‘스마트해운물류추진단’을 통해 하고자 하는 것으로 7월 말 신설될 예정”이라며 “조직화가 되면 해사국, 해운국, 해양실 따로 따로 그리던 작업을 하나로 묶어 전체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전체 프로세서 차원에서 보자는 것”이라면서 “예컨대 해운물류에만 포커스를 맞추기 보단 육상물류와 연계될 때 스마트화가 어떻게 접목돼야할지의 고민 등 이런 것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분야 전문가인 한 경영학과 교수는 “문 장관을 사실상 ‘운빨 장관’으로 부르고 싶다. 험난한 청문회라고는 하지만 비교적 무탈하게 통과했고, 취임 후 몇 건의 민감한 이슈가 있었으나 잘 넘겼다”며 “이 중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 승리 소식에 ‘관운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 전문가는 “취임 후 지금껏 약한 영역으로 지목된 수산분야는 어느 정도 학습이 됐을 것이다. 이제부턴 자신의 전문영역인 해운항만물류영역을 내놔야할 때라고 본다”며 “‘운빨 장관’이 아닌 ‘능력 장관’을 보여줄 때다. 스마트해운물류가 이를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조언했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