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기준 증권사 소송액 3조1452억원...전년비 1조748억원↑
CERCG ABCP 부도사태 법정공방...관련 증권사 소송액 급증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올해 국내 증권사가 소송을 제기하거나 당한 금액이 약 3조원(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소송액이 1조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디폴트) 사태로 ABCP 발행·인수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소송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자료=금융감독원] |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증권사 소송건과 금액이 각각 361건, 3조145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소송 건수는 1년 전보다 38건 늘었다. 소송금액은 1조748억원(51.91%)증가했다. 전체 증권사 56곳 중 33곳이 소송을 진행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41건(원고 10건, 피고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대우(38건), 유안타증권(33건), NH투자증권(27건), 메리츠종금증권(26건), KB증권(20건) 순으로 소송 건수가 많았다.
증권사가 원고로 제기한 소송은 136건으로 총 6035억원 규모였다. 미래에셋대우가 제기한 소송규모가 2108억원(16건)으로 가장 컸다. 이밖에 현대차증권(1115억원), 한국투자증권(591억원), KB증권(366억원, 유안타증권(346억원) 등이 원고로 법정에서 다투고 있다.
증권사가 피고로 법정에 서는 소송 건수와 금액은 각각 225건, 2조5418억원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이 피고인 소송규모가 1조6969억원(22건)으로 전체 증권사 중 소송액이 가장 컸다. NH투자증권(2186억원), 한화투자증권(1215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1125억원), 한국투자증권(628억원)이 뒤를 이었다.
◆ CERCG ABCP 부도 책임 두고 증권사 간 소송전...소송액↑
특히 BN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은 1년 사이 소송금액이 급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소송금액은 지난해 3월 9억7900만원에서 올 3월 1125억2100만원으로 약 1115억원 가량 늘었다. 이베스트증권이 피고로 다투는 소송이 5건 생기면서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보다 소송건수는 2건, 소송금액은 1188억원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이 피고로 제기된 소송규모가 1194억원 가량 늘어난 탓이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보다 소송건수와 규모가 각각 2건, 202억원 증가했다. BNK투자증권이 제기한 200억원 규모 소송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은 소송건수와 금액이 각각 5건, 1345억원 가량 늘었다. 현대차증권 제기한 1098억원 규모 소송 영향이다.
증권사별 CERCG 관련 ABCP 보유 현황 [자료=나이스신용평가] |
이들 증권사는 CERCG 사태를 두고 법정에서 책임공방을 다투고 있다. 중국 CERCG의 자회사가 발행한 1억5000만 달러(약 1650억원) 규모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국내에서 발행된 ABCP가 채무 불이행 처리된 이후 국내 채권단은 ABCP 발행·인수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11월 부산은행의 197억원 규모 부당 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시작으로 하나은행(34억원), 현대차증권(500억원), BNK투자증권(197억원), KB증권(197억원)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작년 5월 금정제십이차라는 SPC(특수목적회사)를 통해 CERCG가 지급 보증한 CERCG캐피탈의 1억5000만달러 규모 달러표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ABCP 1645억원을 발행했다. 이를 현대차증권(500억원)과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 5개 증권사가 매입했다.
하지만 작년 11월 CERCG캐피탈이 발행한 회사채가 원금이 상환되지 않아 부도 처리됐다. 이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국내에서 발행된 ABCP도 자동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절차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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