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 판문점 정상회담 깜짝 성사
기업인들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분위기 맞춰 방북 승인 났으면"
전문가 "북한이 비핵화 응한다면 초기 단계에 맞춰 재개될 가능성 ↑"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담에 한반도가 들썩이고 있다. 답보 상태에 놓여있던 북·미 관계에 다시 훈풍이 불면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기대감도 한껏 고조된 모습이다.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시작된 북·미 정상간 만남은 예상밖 그 자체였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던 두 정상은 50여분의 단독 회담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정식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할 수 있도록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경색됐던 북·미 관계가 다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재계의 시선은 자연스레 남북 경협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통일부의 방북 승인 이후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던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다시 한번 희망을 내비치고 있다.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일 정기섭 개성공단 기업협회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지만 긍정적 진전으로 본다"며 "기대가 컸다가 실망하기를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기대가 커지려는 마음을 억지로 다스리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어제 문재인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개성공단 얘기도 하신 점을 미뤄볼 때, 미국쪽에서 이전보다 비중을 갖고 생각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 인근 오울렛 초소를 시찰한 이후 멀리 보이는 개성공단을 두고 "남북 경제와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개성공단에 대해 논의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에 있었던 미국 방문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지난달 10일부터 16일까지 방미 대표단을 구성해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에서 개성공단 재개 필요성과 실태를 알리는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예상대로 미국 의회와 씽크탱크에 있는 분들은 개성공단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그쪽에서 설명을 경청하고 실상에 대해 알게 됐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북 문제에 강성이었던 브래드 셔먼 아태소위원장도 기업인들의 설명회 이후 임금 문제 등 일부 과정의 투명성만 입증한다면 재개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후문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개성공단 방미 대표단이 13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를 방문해 마크 내퍼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를 비롯한 한반도 담당 관리 4명과 만나 이들과 개성공단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사진=개성공단기업협회] |
또 다른 개성공단 관계자 또한 "통일부의 방북 승인이 난 상황에서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이상, 북한의 답변이 곧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르면 이달, 늦어도 오는 8월 안에는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고 답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남·북·미가 대화국면으로 다시 전환하면서 대북 경제 제재 해제와 남북경협 문제가 협상 의제로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는 한·미간 입장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북한이 일정 정도의 비핵화 조치를 우선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어도 영변 핵단지 폐기의 초기 단계에서는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미국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