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나경원, 1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
"회담에 못 낀 문 대통령 우려스러워"
"정부, 외교전략 국익 위해 사용해야"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은 남북미 3국의 판문점 회담을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통미봉남(미국과의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의 고착화가 우려된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어제 사실상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이는 문재인 대통령 평가대로 역사적 순간이었다"면서 "하지만 통미봉남의 고착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국익"이라면서 "핵무기도, 미사일도, 대북제재도 2년 전과 같거나 더 악화된 것이 주어진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7.01 kilroy023@newspim.com |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어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을 두고 단거리이기 떄문에 괜찮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우리 국민과 국토가 직접적인 사정권 안에 드는 무기인데 미국 본토에 위협이 안 된다는 이유로 별일 아닌 듯 말하는 현실은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기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를 서두르지 않고 여전히 빅딜을 기본 해법으로 보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또다시 개성공단 재개 이야기를 꺼냈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저 하나의 단계라고 말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의 입구라고 과대 포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려한 남북미 회동 뒤에는 좁히기 어려운 시각차가 존재한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운명, 비핵화의 문제를 그저 미북 정상간 회담에만 기대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가 대한민국의 국익을 셀프패싱하는 결과를 자처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이번 판문점 회동의 역사적 의미는 긍정적이며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협상을 타결할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북핵폐기라는 본질적인 목표를 이뤄가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는데,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고집하며 살라미 전술을 펼친다면 실무협상이 열려도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한 중재자 역할을 하려면 북한의 태도를 바꾸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어 "어제 회담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라며 "대통령이 대화 이외에는 평화를 이룰 방법이 없다고 한 것도 안보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국당 회의에서는 일본의 반도체 및 스마트폰 재료 수출을 규제가 현 정부의 외교 무능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외교마찰이 멀쩡한 우리나라 기업을 협박하는데도 이 정부는 외교적 노력은 고사하고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대북제재 해제를 위하 깜짝 만남을 성사시키고 미국은 경제적 성장을 위해 중국을 견제하는 등 21세기 국제사회는 철저히 자국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부의 외교 전략 역시 더이상 미국과 북한 간 중재자나 전달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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