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 위원장에게 백악관 오라고 해…지켜보자"
전문가 "불가능한 얘기 아냐…뉴욕 거쳐 워싱턴 갈 수도"
일각선 '김정은 방미'→'트럼프 답방' 선순환 가능성 주목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국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김 위원장이 긍정적으로 호응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의 미국 방문이 이뤄지게 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김 위원장과 53분간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으로 초대했느냐'라는 질문에 "언젠가 일어날 일이 다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반응이 어땠느냐'는 이어지는 질문에 "제가 밖에서 김 위원장에게 백악관으로 오라고 했다"며 "물론 아직 할 일이 있고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언제라도 원하면 (미국을 방문을)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얘기했다"며 "어떻게 될지는 지켜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서울=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취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캡쳐] 2019.06.30. |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 많은 복잡한 많은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딜'로 끝난 2.27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국면의 '먹구름'이 조금씩 걷힐지 주목된다.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을 통해 진전을 이뤄내고 북미정상회담의 동력을 계속해서 유지할 경우 김 위원장의 방미가 실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오는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사상 첫 북한 최고지도자의 미국 방문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북유럽 순방 중 김 위원장을 향해 "국제사회에 비핵화 의지를 보여달라"고 언급한 부분이 실제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북 전문가들도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며 긍정적인 관측을 내놨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초청한 것은 그 자리에서 당장 대답할 성질은 아닌 것 같다"면서 "김 위원장도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하지만 현재 북미 정상 간 분위기로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는 9월 유엔총회를 통해 이른바 정상 국가지도자의 모습을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하고, 워싱턴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방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명 '평양 초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고려해 '평양 답방 카드'를 통해 방점을 찍으려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