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단순함을 미덕으로 하는 애플 디자인의 정체성과 동일시되는 애플의 최고디자인책임자(CDO)인 조니 아이브가 애플을 떠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아이브는 올해 말 자신만의 디자인 벤처 그룹 ‘러브 프롬’을 설립하기 위해 애플을 떠난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조니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애플은 러브 프롬의 첫 고객사가 돼 아이브와 여전히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러브 프롬에는 아이브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 디자이너인 마크 뉴슨도 합류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함께 일한 수많은 세월 동안 우리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이 기쁘다. 앞으로도 조니와 같이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아이브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제 더 이상 애플 직원이 아니지만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디자인 팀은 애플 역사상 어느 때보다 강하고 활력 있으며 능력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영국 출신의 아이브는 1992년에 애플에 입사한 후 1996년 애플 디자인 스튜디오의 책임자가 됐다. 사내 경영권 갈등으로 쫓겨났던 고 스티브 잡스 CEO가 1997년 복귀하면서 자신과 같은 디자인 철학을 공유하는 아이브를 디자이너로 선택했다.
이후 아이브는 1998년 아이맥과 2001년 아이팟의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애플을 부활시켰으며, 이후 아이팟 미니, 아이폰, 맥북 에어, 아이패드,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애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5년 애플워치 출시를 이끈 이후 아이브가 회사 업무에 관여하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WSJ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이 제품으로부터 서비스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는 것과 맞물려 아이브의 이탈이 예고됐다는 설명이다.
아이브가 떠난 후 애플의 디자인 팀은 두 명의 부사장이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애플 측은 밝혔다. 지금까지 아이브는 쿡 CEO에게 직접 보고했으나, 이후 부사장 2인 체제의 디자인 팀은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보고하는 체제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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