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직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은 이사직에 재선임되며 ‘원톱’ 체제를 굳혔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 복귀에 실패하는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26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일본 도쿄 본사에서 2019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포함한 '이사 5명 선임건' 등 회사가 제안한 4개 안건이 행사된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됐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출한 본인 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이 같은 엇갈린 결과에 대해 재계 일각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반격을 암시해 과거의 '형제의 난'과 같은 그룹 전체가 다소 시끄러워질 요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 신동주, 롯데홀딩스 이사선임 부결되자 "주주로 대응 이어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뉴스핌] |
실제 신 전 부회장은 본인 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는 주총이 끝나자마자 입장문을 내고 롯데그룹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롯데그룹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제시한 화해안에 대해 6월말까지 답이 없다면 최대주주로서의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 회장의 대표 자격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신 회장에 “롯데그룹의 대표자가 직무와 관련된 행위에 대해 유죄 판결을 선고받은 상황은 롯데그룹의 법률 및 이념 체계를 대표자 스스로가 위배하는 것”이라며 “그룹의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반응을 보고 대응법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근(경영 복귀)을 쥐어줄 경우 소란없이 일단락 될 가능성이 높지만, 신 회장이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잡음이 불가피하다.
주총 전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 제출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화해의 제스쳐’라는 표현까지 쓰며 경영복귀 가능성을 키우려한 것.
◆ '형제의 난' 끝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배경은
문제는 신동빈 회장 측에서 경영 복귀는 상법상 풀어야할 문제라고 일축하며 현재로선 경영복귀를 도울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롯데그룹 측은 “화해는 가족간 사적인 영역에서 있을 수 있겠으나 경영 복귀는 상법상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공과 사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도는 이번을 포함해 6번째다. 지난 2015년 이후 열린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자신의 이사 선임 안건을 여섯 번이나 제출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경영 복귀 의사를 내비친 것은 그만의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또 한번 '형제의 난'이 예상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신동주는 경영에 참여하려 하고 신동빈은 이를 도와줄 명분과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형제간 잡음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 재선임되며 원톱 체제를 굳혔으나 신동빈 회장의 경우 3심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며 “사실상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힘든 것은 이 때문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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