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9월까지 보통주 50만주 취득...460억원 규모
신영증권, 주주가치 향상·성과보상 위해 55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대신증권, 198억원 자사주 매입 후 주가 작년 수준 회복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키움증권이 처음으로 40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 1분기(1~3월) '깜짝 실적' 발표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다. 신영증권과 대신증권도 임직원 성과 보상과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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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신영증권은 오는 9월까지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키움증권은 상장 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 지난 18일부터 오는 9월 17일까지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보통주 50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인다. 총 405억5000만원 규모다. 매입 후 자사주 비중은 2.3%까지 늘어난다. 자사주 보유기간은 최종 취득일로부터 6개월 경과 뒤 주가추이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4년 코스닥에 상장(2009년 코스피 이전)한 뒤 한번도 자사주를 사들이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주가 하락세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지난해 6월 12만원대를 오르내리던 주가는 현재 8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키움증권 지난해 4분기 218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10월부터 이어진 증시 하락으로 자기자본투자(PI)에서 547억원 가량 운용손실을 냈다. 지난 1분기엔 당기순이익 1587억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1000억원(PI 763억원, 우리은행 배당 180억원, 연결대상 투자조합 219억원 등) 규모의 운용이익을 내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2분기엔 실적 감익을 예상하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57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7.8%
감소할 것"이라며 "금리보다는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키움증권의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은 금리 하락, 주식시장 약세를 감안하면 부진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으로 단기 수급 개선 효과가 예상 되지만, 취득 속도와 2분기 실적이 관건"이라며 "매입 규모가 작은만큼 주가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자사주 매입을 1일 매수 주문 수량 한도(5만주)에 맞춰 진행할 경우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과거보다 51.5%, 49.7% 늘어난다. 취득 예정기간 영업일수(63일) 기준으로 일평균 취득 예상 주식수(7937주)와 평균 취득 예상금액(6억4000만원)은 최근 같은 영업일수 일평균 거래량(9만7029주)과 일평균 거래대금(82억원)의 약 8.2%, 7.9% 수준이다.
신영증권도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 17일부터 오는 9월 16일까지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성과보상 목적으로 보통주 5만주와 우선주 5만주를 장내 매수하기로 했다. 매입 규모는 총 55억4500만원 가량이다.
신영증권은 2000년부터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2000년 68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도 자사주를 151억원어치 매수했다. 지난 4월 1일 기준 신영증권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보통주 273만3675주(지분율 29.12%), 우선주 475만7951주(67.45%)다.
신영증권은 성과금의 일정 부분을 이연해 자사주로 분할 지급한다. 성과 보상체계가 회사의 장기성과에 연계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 3월에도 자사주로 가지고 있던 보통주 5227주를 2015년~2017년 이연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약 2억8997만원 규모다. 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이 자사주상여금으로 3786주를, 신요환 신영증권 대표이사가 1441주를 받았다.
대신증권도 상반기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작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6월 1만3000원대에 머물던 대신증권 주가는 올 3월 1만원선까지 떨어졌다. 대신증권은 지난 4월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약 198억3152만원을 들여 보통주 150만주를 장내매수했다. 지난 4월부터 주가도 상승세를 타며 1만3000원대로 올라다.
지난해 12월엔 자사주 일부를 임직원 성과금으로 지급했다. 대신증권이 자사주로 보유 중인 보통주 24만5705주로 약 29억3873만원 규모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자사주상여금으로 6만8321주를 받아 지분이 1.14%로 늘었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은 상여금으로 받은 자사주 1만6277주와 장내매수한 1만주를 더해 지분율이 4.40%까지 상승했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도 상여금으로 1만851주를 받아 보유지분이 0.04%로 증가했다.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배당 효과 지닌다. 주가를 올려 주주들에게 자본이득 기회를 제공하게 때문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사주 취득으로 유통주식수가 감소하면 공급이 줄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자사주 취득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