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최저임금 감당할 수준 아냐"
노조·청년 "인상해야…생계비 부족"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마지막 공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동결’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측과 1인 생계비가 부족하다는 양 측의 입장이 대립각을 세웠다.
일부 참가자는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면서도 ‘업종별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오전 대구고용노동청 5층 대회의실에서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달 5일 서울, 11일 광주에 이어 권역별 이어진 마지막 공청회다. 이날 공청회는 박준식 위원장을 비롯해 노·사·공익위원 14명이 참석했다.
박준식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 공청회를 통해 현장에 계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현장의 소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자리인 만큼 충분히 듣고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2020년 최저임금 심의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19.06.05 pangbin@newspim.com |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석규 옥외광고협회 대구지회 부회장은 "간판 제조업체를 운영 중이며, 대부분 비용이 재료비와 인건비인데 인건비가 계속 올라 인원을 감축해야 되는 상황"이라면서 "동종 업계 상황을 보면 대부분 인력을 줄이고, 가족기업 형태로 운영 중"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이건희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저임금은 청년들에게 최고임금에 해당한다"면서 "많은 청년들이 현 최저임금 수준은 실제 생계비에 많이 부족한 수준으로 저축·미래 설계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꽃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문상섭씨는 "꽃집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최저임금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면서 "본인을 포함해 대다수의 꽃집이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명희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북대 생활관 분회장은 "경북대학교 생활관에서 급식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근속년수와 상관없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현 최저임금은 가정을 꾸려가기가 어려운 수준으로,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생활이 가능토록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경섭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 북구 지부장은 "대부분의 외식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인력감축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지역별로 음식 가격을 포함한 물가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태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최저임금은 근로자가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수준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면서 "현 최저임금 수준은 통계청이 발표한 1인 생계비에 한참 부족한 수준으로 추가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방청객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마트에서 일하는 아이 세 명의 엄마라 밝힌 방청객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하는데 산입범위 개편 등으로 실제로 받는 임금이 오르지 않았다"면서 "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두 아이의 엄마라 밝힌 방청객은 "6시간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데, 월 100만원 수준으로 생활이 어려운 수준이라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면서도 "남편 회사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회사가 어렵다고 하는데 업종이나 규모 등에 따른 차등 적용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제안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