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동남아시아 국방장관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및 기술 갈등 심화로 아시아에서 전쟁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연례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경제적 상호의존의 네트워크가 와해(untethering)되면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립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가장 큰 두려움은 제1차 세계대전과 같은 또 다른 국제적 분쟁으로 의도치 않게 치달을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응 엥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 확대가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시나리오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부품 판매 제한을 걸었을 때 미국의 많은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됐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우리에게 그러한 상호의존성은 경제적으로 좋을뿐 아니라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 뒤, "그렇게 경제적으로 상호의존적이면 갈등의 대가도 상당히 크다"고 경고했다.
장관들의 이같은 경고는 중국이 주말 사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화물을 목적지인 중국 대신 미국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는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에 대한 조사를 발표하는 등 미국에 대한 반격 수위를 높인 가운데 나왔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미국을 겨냥,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과 개인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고 한 바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사 68곳을 '수출제한 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이 이들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지난달 21일 화웨이에 대한 수출 제한 이행을 90일간 유예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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