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상 어렵다지만…포괄적 재량 갖추면 예외 여지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공공기관의 실제 사용자로서 공공부문 공무직·용역 근로자 등의 교섭 대상이 된다는 해석이 지속해서 제기된다. 정부는 국회에서 최종 확정된 예산·근로조건 등을 행정부가 집행하는 만큼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도, 포괄적 재량권을 갖춘 일부 사례에서는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개정 노동조합법은 오는 3월 10일 시행된다. 특히 2조는 사용자 개념을 확대해,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지위에 있다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 있다. 공공기관 용역 근로자 노조가 공공기관장을 넘어 중앙부처나 장관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에 소속된 공무직과 용역 근로자 노조에 원청 직접교섭을 주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기관장만이 아니라 중앙부처, 나아가 부처 장관을 교섭 대상으로 보겠다는 구상이다.

예산과 정원 등 핵심 결정 권한이 정부에 집중돼 있다는 논리이지만, 정부는 해당 요구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다. 노동계의 이 같은 방향에 대해 노동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노동계와 소통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부가 앞서 공개한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에는 국회가 의결한 예산에 근거해 근로조건이 결정되고, 행정부는 이를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정부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부가 법률이나 국회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에서 정해진 근로 조건 등 관련 사항을 집행하는 경우 이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행정서비스 내용과 수준을 정하는 민주적 의사결정에 따른 공공정책의 결과로서 본질적으로 개별 노사 간 교섭의 직접 대상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외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포괄적 재량권을 갖춘 경우다. 이 관계자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예산 등에서 포괄적 재량기관을 가지고 외부 기관 수탁 등을 통해 정책을 집행하는 경우, 수탁 기관의 근로 조건 결정 권한을 본질적으로 제약한다면 사안에 따라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원청(정부·공공기관 포함)이 하청의 근로조건 결정을 본질적·지속적으로 제한하는 등 구조적 통제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외부업체 수탁, 용역 운영 방식 등에서 광범위한 재량을 행사해 인건비 산정 방식이나 임금·수당 기준 등에 사실상 영향력을 미치는 사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신하나 변호사는 "사안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정부가 여러 공공기관, 하청노조 등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법의 문구에 따라 당연히 교섭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ee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