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 PBR 수준…장기 투자 염두 저가 매수세 유입
펜스 부통령 발언 등 미‧중 무역협상 우려감 해소…상승
"금통위 발표, 금리 인하 가능성 암시…상승 영향 아냐"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하며, 2040선을 회복했다. 저가 메리트와 미·중 무역분쟁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금리 인하 의견은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1일 코스피는 2.94포인트(0.14%) 오른 2041.7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77포인트(0.48%) 하락한 2029.03에 출발했다. 이후 저가매수세에 조금씩 낙폭을 만회하며 오전 10시가 넘어서면서 상승 전환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518억, 631억 팔아치운 가운데 외국인이 2057억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2020~30선은 예전 금융위기 때의 주가순자산배율(PBR) 수준이라 굉장히 싸다는 메리트는 있다"며 "하지만 더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전반적으로 주식을 본격 매수할 상황은 아니고, 장기 투자 중심으로 외국인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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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코스피 추이. [자료=NH투자증권 HTS] |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흐름을 보면, 29일부터 저가매수가 유입되기 시작했다"며 "펜스 미국 부통령의 6월 G20에서의 무역 회담 진전 기대 발언 등으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감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무역분쟁이 크게 격화되지만 않으면 저가매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이날 장세에 달리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코스피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금통위 발표 초점은 금리 동결이 만장일치겠느냐, 소수 의견이 있겠느냐였는데 예상대로 소수 의견이 있었다"며 "한국은행의 전향적인 스텐스 전환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라 별 기대가 없었던 만큼 이번 발표가 큰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서 팀장은 "금통위 발언은 추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줬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오늘 코스피 상승에 큰 영향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오전에 상승 전환한 것은 저가 매수가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3.17%), 의약품(3.06%), 종이,목재(0.8%), 화학(0.75%), 유통업(0.69%), 섬유의복(0.64%) 등은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운수장비(-1.16%), 은행(-1.05%), 금융업(-0.55%) 등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5.82%)가 강세를 나타냈다. 셀트리온(2.15%), LG화학(1.68%)도 상승했다.
반면, 기아차는 전일 대비 4.49%(1850원) 하락한 3만93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현대모비스(-1.81%), 신한지주(-1.66%), SK하이닉스(-0.91%), POSCO(-0.84%), 현대차(-0.74%), LG생활건강(-0.62%) 등은 약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14포인트(1.04%) 오른 696.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흘 만의 상승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70억, 456억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개인은 803억을 순매도했다.
justi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