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은행, 두 곳 탈락…금융권 반응 '의외'
'혁신성'에 치명타 입은 키움뱅크 vs '홍보효과' 극대화한 토스뱅크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동시탈락'을 두고 금융권내 평가가 엇갈린다. 신규 인터넷은행 진출이 유력시됐던 키움뱅크 탈락에는 '예상 밖'이란 반응이, 준비단계부터 잡음이 터져 나온 토스뱅크를 두고선 '잃은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26일 브리핑을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에 대한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모두 불허했다.
뜻밖에 동반탈락에 금융권에선 낙마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심사결과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예비인가를 받거나 키움뱅크만 통과하는 시나리오가 지배적이었다.
이는 신규 인터넷은행 출범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챙긴 '규제완화'의 첫 마중물이 될 것이란 전제에서 비롯됐다. 정부 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적어도 1곳, 많게는 2곳이 통과할 것이란 예상이 컸다.
SK텔레콤, 하나금융, 11번가 등 강력한 우군을 둔 키움뱅크는 '안정성'을 무기로, 토스뱅크는 국내 최초의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란 '혁신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곳 모두 탈락이란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금융당국은 키움뱅크의 탈락배경에 대해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토스뱅크는 '안정성'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 같은 예비인가 결과를 두고 금융권에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받아들이는 '충격의 정도'는 다르다는 반응이다.
예비인가 신청 단계부터 신한금융과의 불화설이 불거진 토스뱅크의 경우 자본안정성에 꾸준히 문제가 제기돼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일 수 있는 반면 키움뱅크는 통과를 확신한 만큼 충격이 훨씬 더 클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키움뱅크가 야심차게 내세운 '종합 금융플랫폼'이 금융당국에 혁신성을 갖춘 인터넷은행이 아닌 은행업에 본업인 증권을 결합시킨 모양새로 비춰진 것이 문제로 보인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곳에서 서비스한다는 개념인데 이는 이미 기존 인터넷은행은 물론 시중은행도 하고 있는 '식상한' 모델이란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3분기 안에 제3인터넷은행에 대한 재인가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키움뱅크로선 시간이 촉박해 보인다"며 "기존 사업 모델이 혁신성에 낙제점을 받은 만큼 이를 리모델링해야 해 부담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실보다 득이 많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규모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이 단기간에 '금융산업의 꽃'인 은행업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다. 이 과정에서 홍보효과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자본력에서 발목이 잡혔지만, 이른바 씬파일러(신용정보가 부족한 이)에 특화된 '첼린저뱅크' 모델을 들고나와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들과 차별성을 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업모델을 재구성해야 하는 키움뱅크와 달리 자본안정성을 보완해줄 파트너만 구하면 돼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간편송금업만을 떠오르게 했던 '토스'는 이번 인터넷은행 신청으로 혁신금융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기존 1200만명 고객을 넘어온 국민이 토스라는 브랜드를 인지한 점에서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훨씬 더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3분기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받아 올해 안에 예비인가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