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신문 "두 나라 전통적 친선협조 발전에 이바지"
지원 규모 미공개...국제식량계획, 5만톤 밀 중 일부 추정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러시아가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기증한 밀이 북한에 도착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26일 "우리나라에 러시아연방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하여 기증하는 밀이 25일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보스토크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친밀히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2019.04.25 |
신문은 "러시아연방 정부의 식량지원은 조로(북러)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은 밀의 양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WFP를 통해 지원하기로 한 5만톤의 밀 가운데 일부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4일에도 러시아 정부가 기증한 밀이 도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우리 정부가 공식화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26일 '근본문제 해결에 나서야한다'는 논평에서 "남측이 근본 문제들을 제쳐둔 채 인도주의적 지원과 교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저들도 북남선언 이행을 위해 할 바를 다하는 듯이 생색이나 내고 여론을 기만해보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매체는 또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계속 벌리는 등 은폐된 적대 행위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그러한 불성실한 자세, 비뚤어진 행동들이 여론의 비난을 자아내자 최근에는 그 무슨 인도주의 지원과 비정치적 협력 교류에 대해 떠들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부차적이고 시시껄렁한 인도주의 지원과 비정치적 협력 교류나 좀 한다고 일이 제대로 풀릴 수 있겠는가"라며 "북남선언에 제시된 근본적인 문제들을 성실히 이행하는 실천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화물차들이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 남측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역시 25일 논평에서 "겨래의 염원에도 북남관계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와 전진이 이룩되지 못하고 불안한 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이 말로만 북남선언을 이행하겠다고 하면서 실지로는 부당한 조건과 구실 밑에 그 이행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남조선 당국은 북남선언과 모든 합의들을 성실히 이행하기는 커녕 은폐된 방법으로 외세와의 전쟁 책동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인도주의적 지원과 협력 교류와 같은 비본질적이고 부차적인 문제들을 꺼내들고 마치 교착상태에 처한 현 북남관계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듯한 생색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평화, 번영을 바란다면 그 무슨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협력교류 같은 문제나 내들 것이 아니라 민족 앞에 확약한 북남선언들을 철저히 이행하려는 결심과 의지를 똑똑히 밝히고 기본 문제부터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북한이 러시아가 제공한 밀에 대해서는 수용하면서도 우리 정부의 대북인도적 지원에 대해 비판하면서 이를 통해 북미 대화나 남북관계 진전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해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거부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부는 일단 800만 달러를 국제기구의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공유하기로 했으며, 향후 인도적 지원은 여론 등을 수렴한 이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