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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자의 고백㉒]국과수 "기술은 첨단인데 인력은 태부족"

기사입력 : 2019년05월23일 15:58

최종수정 : 2019년05월23일 16:05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김은미 법독성학과장 인터뷰
"밀려드는 마약 감정 의뢰 처리하기도 벅찬 실정"
신종 마약 등장 예사롭지 않아..국과수 인력 보강 절실
"수년 내 닥칠 신종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길지 미지수"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원주=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마약 사건에는 ‘보이는 싸움’과 ‘보이지 않는 싸움’이 있다. 보이는 싸움은 검찰, 경찰 등 검거 현장을 휘젓는 수사기관의 영역이다. 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마약제조기술자 간 치열한 공방의 현장은 보이지 않는 싸움이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접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술자들이 합성 대마 등 ‘신종 마약’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기 시작한 것. 신종 마약은 대마초 등과 달리 화학물질을 합성한 형태의 마약이다. 각국 정부는 신종 마약의 출현 속도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 이미 선제대응을 위한 연구개발에 막대한 재원을 쏟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문제에 있어 한국의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고질적으로 ‘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국과수가 이에 대응할 시간도 인력도 모두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검·경의 쏟아지는 마약 감정 의뢰를 감당하는 것만도 벅찬 실정이다. 국과수 내부에서는 “신종 마약이 개발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이를 추적해야 할 국과수는 연구개발에 나설 인력이 부족하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강원도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입구에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 슬로건이 새겨져 있다. [사진=임성봉 기자]

22일 강원도 원주 국과수 본원에서 만난 김은미 법독성학과장은 “최근 추세를 봤을 때, 정부는 수년 안에 신종 마약이라는 새로운 적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며 “현재와 같은 국과수의 인력 구조로는 향후 이 전쟁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 국과수가 마약과 싸워 온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다가올 문제를 진단해봤다.

◆마약 분석해 원산지까지 알아낸다.

마약에도 ‘지문’이 있다.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는 통상 ‘마약 지문’이라고 부른다. 마약 지문을 분석하면 원산지는 물론 제조기술자가 누군지까지 찾아낼 수 있다. 필로폰에 포함된 ‘불순물’의 성분을 분석해 이를 역추적하는 기술이다. 또 수사기관이 압수한 마약들이 같은 장소 혹은 같은 기술자에게서 만들어진 필로폰인지도 확인 가능하다.

이 기술은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상상 속 개념이 아니다. 국과수가 ‘마약 프로파일링’을 통해 실제 마약을 분석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이는 국과수의 현재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술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론적으로는 원산지와 제조기술자는 물론 ‘제조방법’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가령 국내에서 발견된 필로폰을 분석해 “A제조기술자가 중국에서 B방법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까지 밝혀낼 수 있다.

물론 이 기술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건 아니다. 데이터를 비교·분석할 표준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이를 적극 활용할 정도의 표준데이터는 축적되지 않은 상태다. 이는 경찰과 검찰, 국정원의 역할이다.

국과수의 눈부신 마약 감정기법 변천사는 곧 ‘분석 장비’의 역사다. 뛰어난 인재가 있어도 이를 뒷받침할 장비가 없다면 역량을 100% 발휘하기란 어렵다.

국과수 개원 초기인 1960년대만 해도 마약 감정기법은 ‘정성시험’이 전부였다. 감정 대상에 시약을 떨어뜨려 결정이 생기는지, 색깔이 변하는지 등을 따져보는 방식이다. 당시에는 마약이 있느냐, 없느냐 정도만 파악할 수 있었다. 정확도 역시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1970년대 들어서야 국과수에 고가의 마약 감정 장비가 도입됐다. 일명 가스크로마토그래피(GC)와 리퀴드크로마토그래피(LC)다. 가스와 액체 용액을 이용한 두 장비의 도입으로 정성시험뿐만 아니라 ‘정량시험’도 가능해졌다. 마약이 있느냐 없느냐를 넘어서 ‘얼마나’ 있는지까지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로소 국과수 마약 감정기법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된 시기였다.

22일 강원도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김은미 법독성학과장이 마약 검사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성봉 기자]

이후 물질의 고유 분자량까지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들어오면서 국과수 감정기법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덕분에 마약 감정의 정확도는 99.9%로 높아졌다.

우리가 흔히 아는 ‘모발 감정’은 1993년에 도입됐다. 소변 감정만 의뢰하던 경찰과 검찰은 이때부터 마약 투약 의심자의 모발도 함께 보내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소변과 체모 외에 ‘각질’이나 ‘침’으로도 마약 감정이 가능하다. 심지어는 ‘땀’에서도 마약을 검출할 수 있다. 온몸에 털을 밀어낼 수 없지만, 밀어냈다 하더라도 각질이나 침까지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과수 역시 이같은 선진 마약 감정기법을 들여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2019년 현재 마약 감정기법의 핵심은 ‘미량 검사’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극미량의 물질로도 마약을 검출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현재는 pg(피코그램) 단위의 물질까지 감정이 가능하다. 피코그램은 초미세먼지의 단위기호인 ㎍(마이크로그램)의 100만분의 1이다.

김 과장은 “국과수 내 감정 장비와 분석 인력의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한다”며 “어떤 편법을 이용하더라도 국과수의 마약 감정을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고 단언했다.

◆기술은 첨단인데 인력은 태부족

찬란한 분석 장비의 역사와 달리 ‘인력 문제’는 국과수의 어두운 그늘이다. 현재 국과수 본원과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지방 연구소를 포함해 마약 분석 인력은 15명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는 본원 5명, 서울 5명, 부산 2명, 대전·대구·광주 각 1명씩이다. 이들이 한 해 처리하는 마약 감정 건수는 1만8000여건(지난해 기준)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매달 약 1500건씩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15명의 연구원으로 마약 감정은 물론 ‘연구개발’ 업무까지 해내야 한다는 점이다.

마약 감정의 큰 줄기는 마약류 물질을 화학적으로 분석·규명한 후, 이를 토대로 감정기법을 개발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약류 물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없이는 감정도 불가능하다.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필로폰, 대마초 등 전통 마약류 감정도 이 같은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마약과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정부의 정책을 소화하느라 국과수 내부는 과부하가 걸릴 지경이다. 현재 국과수의 마약 감정 건수는 평소의 3배를 웃돌고 있다.

마약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10~15일씩 걸리던 것이 현재는 30일 정도 소요되고 있다. 이마저도 연구원 모두가 밥 먹듯 야근하며 겨우 유지하는 수준이다. 정부가 국과수의 인력 증원 없이 마약 관련 대책만 쏟아내면서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국과수가 맞는 모양이다.

빠듯한 인력 탓에 마약 감정 업무가 쌓일수록 연구개발은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국과수가 수년 내 미래를 걱정하는 이유다. 국제적으로 주종 마약은 필로폰에서 합성 대마 등 ‘신종 마약’으로 바뀌는 추세다. 한국 정부가 임시마약류로 지정한 신종 마약도 2012년 10여종에 불과했으나 2017년 166종으로 크게 늘었다.

신종 마약은 마약제조기술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고 유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는 신종 마약의 화학구조를 밝혀내고 감정기법을 개발하는 일이 각국 과학수사기관의 핵심 업무로 바뀌고 있다.

신종 마약에 대비하는 선진국의 발 빠른 움직임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마약사범 검거에만 열을 올리는 ‘반쪽짜리’ 대책만 내놓고 있다. 마약 수사의 뿌리를 자처하는 국과수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함을 느끼는 지점이기도 하다.

22일 강원도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김은미 법독성학과장이 인터뷰 중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임성봉 기자]

최근에는 국과수 내 마약팀을 ‘과’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국과수 내에 마약분석과가 별도로 존재했다. 그러나 2013년 국과수 본원이 서울에서 강원도 원주로 이전하면서 마약분석과는 법독성화학과로 통합되고 1개 팀으로 격하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마약분석과가 있던 시절에는 세계 최초로 프로포폴을 모발에서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학계는 물론 세계 과학수사기관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성한 당시 경찰청장으로부터 대한민국 과학수사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김 과장은 “현 인력 구조로는 신종 마약이 등장하면 뒤늦게 이를 연구하고 감정기법을 개발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마약류 연구개발은 당장의 성과가 아니라 곧 닥쳐올 신종 마약과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필수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력만 충분히 보강된다면 신종 마약을 뒤쫓는 게 아니라 관련 연구를 사전에 마쳐놓고 함정까지 만들어 놓을 수 있다”며 “연구가 끝난 화학합성물질이 신종 마약으로 등장해도 감정이 가능한, 즉 선제적 대응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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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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