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이 성났다.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인상한 데 이어 화웨이 퇴출에 나서자 중국 소비자와 기업들 사이에 미국 혐오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내용의 의견이 중국 현지 소셜 네트워크에 퍼지는 한편 레스토랑 업계가 미국인들에게 25%의 팁을 부과하는 등 적대감이 크게 고조됐다.
미국 손님에게 25%의 팁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식당 안내문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화제다. [출처=웨이보] |
16일(현지시각) 버즈피드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로 통하는 웨이보에 미국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게 번지고 있다.
양국 무역 협상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맞은 데 이어 사실상 화웨이 제품의 보이콧을 목적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 명령이 중국 민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한 중국 소비자는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화웨이 스마트폰의 기능이 애플의 아이폰과 비교해 결코 뒤쳐지지 않고, 일부 기능은 오히려 더 낫다”며 “애플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소비자는 소셜 미디어에서 “무역전쟁을 바라보면서 죄책감을 느낀다”며 “여윳돈이 생기는 즉시 휴대폰을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아이폰 이외에 애플의 주요 제품 구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국 소셜 미디어에 후끈 달아올랐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고 나선 만큼 중국 역시 퀄컴을 포함해 미국 IT 제품을 배척해야 마땅하다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애플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4분기 20% 급감했다. 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는 25% 가량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미국 혐오 심리가 더 크게 확산될 경우 애플이 받는 충격이 한층 거세지는 것은 물론이고 불매 운동이 그 밖에 미국 간판급 기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다.
한편 미국인 손님에게 25%의 팁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중국 현지 식당 안내문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 관심을 끌고 있다.
레스토랑 측은 “미국인 손님에게는 25%의 서비스 비용을 부과한다”며 “어떤 연유인지 모른다면 미국 대사권에 문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미국 온라인 매체 VOX는 관세 전면전에 따른 파장이 미국과 중국 소비자들을 강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 측의 통상 시스템 개혁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차이나 데일리를 포함한 중국 관영 매체가 연이어 결사항전의 뜻을 내비쳤고,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중국 외교부는 현 상태로는 미국과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화웨이 제재가 협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는 경고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