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내각이 14일(현지시간) 발생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소유 석유 펌프장 두 곳에 대한 드론 공격이 사우디뿐 아니라 전 세계 석유 공급과 세계 경제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내각은 이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 주재 회의가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을 포함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를 자행하는 모든 테러 단체에 대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폭발물을 실은 드론 공격을 받은 아람코의 석유 펌프장 두 곳은 동서를 잇는 파이프라인과 연결돼 있다.
앞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 광물부 장관은 드론 공격 사실을 발표하며, 피해 정도가 파악될 때까지 펌프장 작업이 중단되겠지만 수출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을 세계 글로벌 석유 공급에 대한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예멘 후티 반군은 13일 자체 TV 방송을 통해 사우디의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7월에도 사우디 리야드 외곽의 아람코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해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에 위치한 아람코의 석유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12일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해안 주변에서 사우디 유조선 2척을 포함해 상선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았다.
미국은 이 공격의 배후가 이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으나, 이란은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걸프 해역의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를 수출하는 주요 항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수송량의 30% 정도가 이 해협을 지나간다.
지난해 이란 핵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기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 등 8개국에 한시적으로 부여하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 조치를 더이상 용인하지 않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에 대한 이란의 위협을 우려, 걸프 지역에 항공모함과 폭격기 'B-52'를 파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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