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시장도 맞춤형 치료제가 각광 받는 시대
녹십자셀-목암생명과학연구소, 췌장암 CAR-T 개발
앱클론, 유틸렉스, 파맵신-큐로셀 등도 CAR-T 개발 경쟁
[서울=뉴스핌] 박다영 수습기자 = 암 치료가 개인별 맞춤 치료로 변화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중앙대병원 암센터 등 대형 병원이 개인 맞춤별 암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항암제 시장에서도 맞춤형 치료제가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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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의 대표적인 예가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T)' 치료제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키메라'에서 찾을 수 있다. 키메라는 머리는 사자, 몸통은 염소, 꼬리는 뱀으로 이뤄진 괴물로, 유전자가 다른 동물이 하나로 합쳐진 생물체다.
CAR-T 치료제도 환자의 T세포를 조작해 키메라처럼 유전자를 재조합한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뽑아내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조작한다. 이후 조작된 세포를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일종의 유도탄처럼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공격하도록 한다.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 허가받은 치료제는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CAR-T 치료제를 주목하고 있다.
◆ 획기적 효과에도 국내 허가 치료제 없어… 개발 선두 경쟁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셀, 유틸렉스, 큐로셀 등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CAR-T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C녹십자셀은 췌장암 CAR-T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하는 일환으로 최근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물질 사용 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GC녹십자가 1984년 설립한 연구소다.
GC녹십자셀은 계약을 통해 췌장암 CAR-T 치료제 개발에 목암생명과학연구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암 항체인 메소텔린을 도입한다.
현재 CAR-T 치료제는 혈액암에 한정돼 있다. 따라서 GC녹십자셀이 개발에 성공할 경우 췌장암 CAR-T 치료제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GC녹십자셀은 올해 CAR-T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 내년에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앱클론은 올해 내 혈액암 CAR-T 치료제 선도물질 'AT101'에 대해 임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4월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국책 과제로 선정된 AT101이 최종 성공 판정을 받았다. 임상을 위해 임상시험 수탁기관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유틸렉스는 CAR-T 세포 치료제의 임상 단계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유틸렉스는 개발중인 CAR-T 세포 치료제의 시험 생산과 임상 단계 진입을 위해 다수의 국내 병원과 임상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맺은 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치료한 이후 폐기되는 혈액을 받아 시험 생산을 진행한다.
파멥신과 큐로셀은 CAR-T 치료제 플랫폼 기술과 관련해 힘을 모은다. 파멥신과 큐로셀은 공동 연구 개발 협약을 맺고 EGFRvIII(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III ) 및 PD-L1 양성 고형암 환자를 타깃으로 한 신약 개발을 위해 양사의 주요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CAR-T 치료제는 부작용이 강하다"며 "앞으로는 한 환자의 몸 안에서도 여러 종류의 암 항원을 인지할 수 있는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키메라 항원을 조작하는 기술, T세포에 삽입해서 표면에 발현되도록 하는 기술을 확보해 이를 활용한 치료제를 만든다면 앞으로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