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으로 망명을 모색하는 중남미 이주자가 급증한 가운데 백악관이 멕시코 국경지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45억달러(약 5조2425억원)의 긴급 자금을 의회에 요청했다고 AP통신과 의회전문 매체 더힐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자금 45억달러 중 33억달러(약 3조8458억원)는 인도주의 사안에 사용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요청한 자금이 이주자 가족을 수용하는 시설을 확충하고, 도착 업무를 처리하며, 미성년 이주자들을 돌보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억달러(약 1조2810억원)는 인건비와 침상, 교통, 밀반입 조사 등 국경 지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데 쓰일 예정다. 나머지 1억7800만달러(약 2070억6740만원)는 각종 기술 업그레이드 등에 사용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행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자금은 국경장벽 건설에는 투입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도 AP통신에 이번 자금은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더힐은 백악관의 이같은 요청이 케빈 맥앨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권한대행이 부서의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밝힌 다음 날 나왔다고 전했다. 전날 맥앨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은 의원들에게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1일~2019년 9월30일)가 끝나기 전 자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마주한 상황의 규모를 볼 때,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기 전 우리의 자금이 고갈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의회의 추가 자금 승인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가족 단위로 국경을 넘는 중남미 이주자 숫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이민 시스템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약 100만명이 국경을 넘었는데 이는 200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숫자다. 차이점이 있다면 당시에는 남성 혼자 일자리를 찾기 위해 미국으로 오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보호자 없이 나홀로 국경을 넘는 어린아이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PB)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에 홀로 미국에 들어온 어린아이는 5만36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벌써 3만5898명의 어린아이가 부모 없이 미국에 들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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