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부터 이란산 원유 제재·7일부터 유류세 인하폭 감소
6월 OPEC 정기회동 결과에 국제유가 흐름 달려
[서울=뉴스핌] 권민지 수습기자 = 다음달 중순 이후엔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600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최근 리터당 1400~1450원에 형성된 것에 비해 10% 이상 치솟는 셈이다.
다음달 초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가 시작되고, 둘째주에는 유류세 인하폭 축소로 인한 영향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 기간을 8월 31일로 연장하되 인하율을 7%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6일부터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65원, 경유 가격은 리터당 46원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6일부터 즉각적으로 인상분 전액이 유가에 반영되기보다는 2~3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서울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스핌DB] |
대외적으로는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예외가 연장되지 않으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22일(현지시간) 한국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5월 2일부터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금지된다.
미 행정부의 이 같은 발표 이후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9주 연속 상승해 각각 리터당 1441원, 리터당 1328원이었다.
이는 미 행정부의 발표로 인한 국제 유가상승이 반영되기 전의 가격 상승이다. 국제 유가는 통상적으로 2~3주 후 국내 유가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배럴당 49달러 52센트까지 내려갔던 두바이유는 25일 배럴당 74달러 46센트까지 올랐다. 배럴당 50달러 선이던 브렌트유는 24일 배럴당 74달러 57센트로, 배럴당 42달러 선이던 미국 서부 텍사스 원유는 배럴당 66달러 30센트로 각각 올해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국제 유가상승이 본격적으로 국내 유가에 반영되면 현재보다 가파르게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유가 상승세는 6월 25일과 26일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기 회동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는 6월 말까지 하루 평균 산유량을 120만 배럴로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6월 정기 회동에서는 감산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의 다른 회원국들이 이란에 대한 우리의 완전한 제재에 따른 원유 공급 차이를 메우는 것 이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사우디는 (원유)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원유 공급이 이뤄지게 하는 한편 세계 원유 시장이 균형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른 회원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대한 사우디의 반응을 보면 어느 정도 증산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해석했다.
dot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