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의 이란 제재 면제 종료에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라 정크 등급의 석유업계 회사채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트레이더들이 관련 회사채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배럴당 75달러 선을 뚫고 오르는 등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각) ICE 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에너지 섹터의 하이일드 본드가 연초 이후 10.3%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이는 투기등급 회사채 전반의 수익률인 8.7%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섹터가 주요 업종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 수준까지 떨어뜨리겠다며 초강수를 둔 이후 관련 회사채의 상승 탄력이 한층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유가 추가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린 만큼 석유업계가 발행한 정크본드의 매수 열기도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 선을 뚫고 올랐다. 전날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소식에 4일만에 하락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셈이다.
이에 따라 유가는 올들어 40% 가까이 폭등하며 지난해 10월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란의 숨통을 조이는 미국은 제재 면제 종료를 발표하면서 원유 수급 상황이 시장의 판단만큼 심각하지 않고,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산유국이 이란의 공백을 채울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시장은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
또 전날 사우디가 당장 대응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제시, 일부 투자은행(IB)의 예상대로 유가 급등에 소극적인 움직임이다.
아문디 파이오니어의 켄 모네건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에너지 섹터 회사채가 원유시장 수급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채권이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 텍사스 소재 존스 에너지 오브 오스틴이 파산 보호 신청을 내는 등 유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향후 유가 전망과 관련,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비조나 톤호겐 원유시장 리서치 헤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사우디와 러시아, 이라크 등 산유국들이 하루 130만배럴 감산을 시행한 만큼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들의 산유량 조정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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