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북한 비핵화·납치문제 해결서도 협력 요청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5일 동유럽 지역 연합체 비셰그라드 소속 4개국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중국의 거대경제권구상인 '일대일로'(一帯一路)에 대해 투명성과 건전성을 강조하는 등 견제성 발언을 했다.
지지통신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비셰그라드 4개국(V4)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비셰그라드는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로 이뤄진 지역 연합체를 말한다.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보호주의의 대두 등을 언급하며 "법의 지배에 근거한 질서와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경제시스템이 흔들리는 가운데, 일치된 메시지를 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일본과 V4는 자유무역체제를 유지해 나갈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대한 견제도 이어졌다. 최근 중국은 경제 면에서 동유럽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화웨이 등을 앞세워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V4개국은 현재 일대일로에 참가할 뜻을 밝힌 상태다. 이번 아베 총리의 유럽 순방도 해당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기 전에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베 총리는 일대일로와 관련해 투명성과 대상국의 재정건전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인식을 V4 정상들에 전달했다.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질 높은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아베 총리는 북한과 국교를 맺고 있는 V4국가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협의 지원과 납치문제 조기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이해와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가 슬로바키아에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V4와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0월 이후 반년만이다. 이번 회담에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중국 방문으로 미할리 바르가 부총리가 대신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V4와의 회담 전후로 헝가리를 제외한 3개국 정상과 개별회담도 가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와 비셰그라드 소속 4개국 정상이 25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아베 총리, 피터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 미할리 바르가 헝가리 부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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