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의 다리, 머리 등에서 피멍 관찰..갈비뼈 골절도 확인
추어오 "수의사 자문 결과, 폭행으로 인한 급성 사망 가능성 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민대학교 내에서 쥐약으로 살해당했다고 알려진 마스코트 고양이 ‘유자’의 부검 결과가 공개됐다.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폭행이 의심되는 다수의 정황이 확인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22일 국민대 고양이 보호 동아리 '고양이 추어오(추어오)'에 따르면 부검 결과 고양이 ‘유자’에게서 쥐약 등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유자는 국민대 도서관 등에서 서식하면서 새끼 삼색이 등을 키우던 고양이로 ‘국민대 마스코트’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당초 추어오는 지난달 30일 죽은 유자가 발견될 당시, 고양이 급식소 속 사료에 하얀 가루가 발견되는 등 쥐약으로 인한 살해된 것 같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추어오가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받은 부검 결과에는 유자의 오른쪽 다리 근육, 두부 피하(머리)에서 피멍이 관찰됐고 뇌의 피막하와 폐에서도 출혈이 확인됐다. 또 오른쪽 신장 손상과 허리뼈의 일종인 요추골 소실, 갈비뼈 골절 등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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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고양이 보호 동아리 '고양이 추어오'가 공개한 부검 결과. [사진=고양이 추어오] |
이에 따라 유자가 독극물이 아닌 폭행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추어오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수의사들에게 자문을 얻은 결과도 ‘외상에 의한 급성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추어오는 “6명의 수의사가 공통적으로 뼈는 쉽게 부러지지 않기 때문에 폭행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의견을 줬다”며 “낙상이나 들개에 의한 공격, 로드킬의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유자의 사망 장소와 주변 털 뭉치 등을 봤을 때, 폭행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수의사는 차 사고의 가능성은 있지만 사람에게 여러 번 걷어 차였거나 둔기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며 “또 다른 수의사도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나 출혈이 없고 내부적인 출혈만 있어 폭행에 의한 사망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추어오는 고양이 유자의 사망 이유를 밝히기 위해 대학 측과 동물보호협회 RAY와 함께 자체적인 진상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