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원청기업들에 "새 체류자격 외국인 투입 가능" 설명
신속·정확한 의사소통 필요해 우려사는 부분도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도쿄전력이 후쿠시마(福島)제1원자력발전소 현장 작업에 새 체류자격(재류자격) '특정기능'인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일손부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지난 3월 28일 협력회사 수십개사를 대상으로 한 회의에서 특정기능 체류자격 중 '건설, 산업기계제조업', '전기·전자정보관련산업', '자동차정비', '빌딩청소', '외식업'이 원전 업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 폐로작업에 해당되는 '건설' 특정기능이 주가 될 전망이다.
도쿄전력은 재가동을 목표로하는 가시와자키가리와(柏崎刈羽)원자력 발전소에도 특정기능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일 방침이다.
도쿄전력은 회의에서 방사선 선량계를 착용하거나, 특별교육이 필요한 방사선관리대상구역에서는 "방사선량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작업동료들의 작업안전지시를 이해할 수 있는 일본어능력이 필요하다"며 "법령 취지에 따라달라"고 업체들에게 전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부근에 쌓여 있는 오염수 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간 법무성은 외국인 기능실습생의 경우엔 후쿠시마 제1원전 내에서 도쿄전력이 발주한 사업이 "모두 폐로와 관련된 것으로 해외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노동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법무성에 문의한 결과 "새 체류자격은 가능하다"라며 "일본인이 일하는 장소에서 차별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했다.
도쿄전력이 외국인노동자를 배치하려는 배경엔 일손부족 문제가 있다. 앞서 도쿄전력은 지난 2월 시민단체 '도쿄전력과 함께 탈원전을 목표로하는 모임'과의 회합에서 "이제부터 노동수급환경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응을 생각해야한다"고 설명했었다.
원전작업에 관여하는 일본의 종합건설회사 제네콘 관계자는 "다급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도쿄올림픽 등이 있어 (노동자를) 모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일정한 피폭선량을 넘기면 작업을 계속할 수 없는 원전 작업의 특징도 영향이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구내에는 하루평균 약 4000명이 근무한다. 대부분이 방사선량 관리대상구역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 제1원전 방사선량 작업에 종사한 작업자는 1만1109명으로, 이 기간 중 763명이 10~30밀리시버트(mSv), 888명이 5~10mSv 피폭됐다. 일본법에 따른 원자력발전소 노동자의 피폭선량 한도는 5년간 100mSv, 연간 50mSv다.
우려되는 부분은 언어능력이다. 원전노동 실태를 조사해온 다카키 가즈미(高木和美) 기후(岐阜)대 교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은) 방진마스크 이상의 장비가 필요한 현장이 대부분"이라며 "작은 실수나 돌발사고가 있을 때 언어를 빠르게 이해하지 못해 큰 재해나 사고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기능1호에서 요구하는 일본어 능력은 '어느정도 일상회화가 가능해 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일본어능력시험 N4 이상)이다. 도쿄전력 홍보담당자는 "일본어능력 확인은 원청이나 고용기업에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관리대상구역 내 작업에 대해 제네콘 측은 "하청 작업원으로 (특정기능 외국인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있다"며 "우리회사에서 일본어능력을 직접 확인한다"고 답했다. 한편 다른 제네콘 홍보 담당자는 "현 시점에선 외국인노동자를 뽑지 않을 방침"이라고 답했다.
제1원전에서 일하는 한 제네콘 직원은 "제1원전 내 작업은 복잡한데 방서선량과 관련된 교육을 이해시킬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며 "의사소통이 불충분하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