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핵·미사일 실험 안하면 만족할 수도"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2.27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가 상대방이 먼저 행동하기를 기다리며 관망 중이고, 대화가 절실하지 않아 지금과 같은 '현상유지'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과 같은 조용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없는 한 만족해 하면서, 실제로는 진전이 없는데도 이를 성공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은 너무 멀리 나가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대미 압박을 높이고 있다"면서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편에 ‘공’이 가 있다고 여기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북미 협상이 깨지진 않았으나 북한은 미국의 기대치가 낮아지기 전까지 대화 재개에 관심이 없어보이고, 미국 역시 '빅딜'식 해법에서 물러날 의지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역시 "(북미) 양측은 현재 상대방의 행동을 기다리는 전형적인 외교 협상 양식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확실한 혜택 없이 절대 핵무기를 먼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 행정부는 미국에 이로운 ‘작은 목표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기와 국제 사찰단의 검증을 수용한다면 반대급부로 남북 경협을 위해 약간의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상황을 진전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제재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없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인권 유린, 사이버 공격 등 북한의 모든 불법 행동이 중단되기 전에는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