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고용동향 악화의 특징 보고서
취업자 2010년 이후 최저..고용 질도 떨어져
저학력자 일자리 감소 및 고졸 취업자 급감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가 2010년 이후 가장 적었음은 물론 고용의 질도 나빠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간 데이터로 지난해 고용시장을 조사한 결과 △증가하던 고용률 첫 감소 △40~50대 고용률 축소 △고졸학력 고용률이 감소 △취업자 감소 및 실업자 증가 △취업자 중 저임금 산업비중 증가 등 5가지 특징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
먼저 긍정적인 고용지표는 꺾이고 부정적인 지표는 변화폭이 커졌다. 대표적으로 전체 고용률이 60.7%로 전년대비 0.1%포인트(p) 감소했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던 고용률이 처음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또 인구 증가 대비 취업자 증가폭이 줄었다. 지난해 취업자는 생산가능인구 증가분인 25만2000명의 38.5%인 9만7000명에 그쳤다. 지난 2010년 이후 이 비율이 63.1%에서 121.8% 사이에서 움직였음을 감안하면 작년 취업자 수가 이례적으로 적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지난 2013년 3.1%까지 떨어졌던 실업률은 2010년 이후 최고인 3.8%까지 증가했다.
또 15세 이상 인구의 38.2%를 차지해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와 50대 고용률이 감소했다. 지난해 40대 고용률은 0.4%p, 50대 고용률은 0.1%p 줄었다. 모든 연령에서 고용률이 줄었던 지난 2003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40대와 50대 고용률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40대와 50대 가구주 가구의 소비지출은 평균 대비 20%이상 높아 고용률 하락이 가계소비 감소로 연계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저학력층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졸 취업자’가 급감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고졸 학력인구의 고용률은 0.7%p 하락했다. 고졸 인구는 6만4000명 줄어든데 반해, 취업자 수는 3배 수준인 16만7000명 줄어든 결과다. 중졸이하 인구의 고용률도 지난 2010년 39.7%에서 지난해 36.8%로 꾸준히 줄었다.
또 전체 인구에서 일할 능력 및 의사가 있는 사람의 비중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가 늘었다. 한경연에 따르면 15~64세 인구 대비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비율인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0.1%p 늘었다. 한경연은 이를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는 늘어 경제인구 감소폭이 5000명에 그친 결과로 해석했다. 지난해 경제활동참가율은 취업자 부문의 증가가 경제활동인구 증가의 대부분을 이끌어 온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 9만7000명의 대부분인 69.7%가 저임금 산업에 취업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 중 저임금산업 비중은 지난 2017년보다는 낮아졌지만 2015년과 2016년에 비하면 높다.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마저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에서 만들어 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일자리 상황이 지난해 양적인 측면 외 질적인 측면에서도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으로는 민간 중심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이 없다면 올해 일자리 사정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