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연령대 비해 각종 정책 평가서 후한 점수
총재 4선도 국민은 ‘반대’ vs 청년은 ‘찬성’
자민, 7월 참의원 선거서 청년층 지지 기대↑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한 일본 청년층의 지지가 두드러지고 있다. 아베 정권의 정책에 대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후한 점수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유권자의 과반수가 반대하는 자민당 총재 4선에 대해서도 청년층에서는 ‘찬성’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2~24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54%는 총재 4선에 대해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40~59세는 58%가 반대했으며, 60세 이상에서는 반대가 64%에 달했다.
반면, 18~39세 청년층에서는 “찬성한다”가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고연령대와 비교해 청년층의 아베 총리 지지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사히신문 등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지난 16~17일 아사히신문의 전국 여론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56%는 아베 총리의 4선에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18~29세의 젊은층에서는 “찬성한다”가 40%로 “반대한다”(38%)를 앞섰다.
산케이신문과 FNN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체 유권자의 59.3%는 4선에 반대했지만, 18~29세 청년층(남성)에서는 “찬성한다”가 50%로 “반대한다”(42.9%)보다 많았다.
지난해 9월 총재 선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아베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각종 정책 평가에서도 ‘후한 점수’
일본 청년들은 아베 정권의 각종 정책 평가에서도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오는 4월 시작되는 외국인 노동자 수용 확대 법안에 대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전체 유권자는 찬성이 43%, 반대가 44%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층(18~39세)에서는 찬성이 57%로 반대(36%)를 크게 상회했다.
4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조사에서 전체 유권자는 반대(44%)가 찬성(37%)보다 많았지만, 청년층에서는 찬성(57%)이 반대(34%)보다 우세했다.
내각 지지율 조사에서도 전체 유권자에서는 “지지한다”가 48%, “지지하지 않는다”가 42%를 기록한 반면, 청년층에서는 과반을 훌쩍 넘는 60%가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25%에 불과했다.
청년층의 지지율은 최근 3년 새 8%포인트가 올랐으며, 비지지율은 10%포인트 낮아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청년층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
◆ 청년층의 ‘아베 지지’는 고용 호황 덕분
일본 청년들은 왜 아베 총리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일까. 청년들의 ‘아베 지지’는 젊은층일수록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수혜를 더욱 크게 느끼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과감한 돈 풀기를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내세워 경기 부양에 나섰다.
가장 큰 성과는 고용에서 나타났다.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 중 졸업 전 얼마나 취업이 결정됐는지를 나타내는 취업내정률은 지난 2월 1일 시점에서 91.9%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대학생 10명 중 9명은 졸업 전 이미 취직이 결정됐다는 얘기다.
나아가 지난해 대졸자의 취업률은 무려 98.0%에 달하며, 1997년 조사 개시 이후 3년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에다 유키오(前田幸男) 도쿄대 교수는 “(고용 호황으로 인해) 청년층에는 아베노믹스의 덕을 보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며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가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조사에서 아베노믹스를 “높게 평가한다”는 응답은 전체 유권자에서는 43%에 그쳤지만, 18~39세 청년층에서는 60%에 달했다.
일본 취업설명회 현장 모습. [사진=일본 총무성] |
◆ 7월 참의원 선거, 청년층 지지 기대 ‘UP’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청년층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참의원 선거에서 투표하고 싶은 정당과 투표하고 싶은 후보자가 있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서 청년층은 절반이 ‘자민당’이라고 답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5%에 불과했다.
문제는 투표율이다. 지난 2017년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는 20대 투표율이 33.85%를 기록하며, 전체 투표율 53.68%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젊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려 자민당에 대한 지지 기반을 더욱 두텁게 하고 싶다”며 오는 참의원 선거에서 청년층의 지지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민당 전당대회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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