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감사의견 '한정'은 치명적 요인...오전부터 회의중"
한기평, 감사의견이 한정일 경우 신용평가 부정적 요인
신평사들 과거 회계신뢰성 훼손엔 여지없이 신용등급 '강등'
[서울=뉴스핌] 김지완 백진규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자칫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채무 조기상환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 미만으로 하락하면 장기차입금과 자산유동화사채에 대한 조기지급사유가 발생한다. 즉, 신용등급이 'BBB-' 아래로 떨어지면 오는 11월부터 2023년까지 설정돼 있는 부채들의 만기가 무력화된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이 지난해 6월 평가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앞으로 갚아야 할 자산유동화사채는 88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발행된 유동화사채 물량은 여기서 제외됐다.
또 산업은행·수출입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광주은행·농협·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현대캐피탈·대한지방행정공제회·주택도시보증공사 등으로부터 조달한 장기차입금은 4070억원에 달한다. 등급 강등시 당장 갚아야할 액수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
삼일회계법인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사의견을 '한정'으로 밝히면서, 아시아나 신용등급도 '강등' 수순에 들어갔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은 'KR신용평가 일반론'을 통해 '회계감사인(법인)의 감사의견이 한정의견/부적정의견/의견거절 등의 경우 신용평가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거나, 신용등급 거절 등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명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삼일회계법인의 '한정' 감사의견은 분명 기업등급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이와 관련해 나신평 내부에선 오전에 회의를 했고, 오후에도 회의를 진행중이다. 회의가 끝나면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 역시 "과거 사례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짤막하게 답했다. 실제 한신평은 지난해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자, 회계신뢰성 훼손을 이유로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6년 대우조선해양은 감사의견 '한정'을 받자, 신평3사는 일제히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두 계단 내린바 있다. 마찬가지로 등급 '강등' 이유는 회계정보 신뢰 훼손이었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신뢰성' 문제와 '부채' 문제가 동시에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견회계법인 한 회계사는 "감사의견 '한정'은 재무제표에서 일정부분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라면서 "아시아나항공이 부채 등 일부 항목에 해당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회계지표를 신뢰할 수 없다면, 실적이나 부채비율 등을 논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면서 "이 상태에서 신용등급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충당금이 문제가 된 만큼 이익 감소나, 부채인식률이 기존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측은 "신용등급 '하락' 이후 있을 수 있는 일에 대해 지금 말하긴 힘들다"면서 "대책을 수립중이며 빠른 시일내 재감사를 신청해 '적정' 의견으로 변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분기보고서[자료=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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