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에서 무슬림 여성으로는 최초로 연방하원에 입성한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민주·미네소타)을 겨냥한 이슬람 혐오주의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폭스뉴스 진행자 재닌 피로가 방송사로부터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재닌 피로는 일한 오마르 의원이 히잡을 쓰는 것과 관련해 트위터로 "생각해보자. 오마르는 히잡을 쓴다. 그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고수하는 것은 그의 이슬람 교리에 대한 집착을 보여준다. 이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헌법에 상반되는 것이다"라고 겨냥했다.
재닌 피로의 발언은 폭스뉴스 내부에서도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폭스뉴스 앵커 브렛 베이어가 진행하는 '스페셜 리포트'의 프로듀서는 트위터를 통해 재닌 피로에 "이슬람 신자들이 미국을 싫어한다던가, 히잡을 두른 여성은 진정한 미국인이 아니다 등의 거짓된 이야기를 그만 퍼뜨릴 수는 없는가? 나를 포함해 당신이 일하고 있는 방송국에도 이슬람 신자들이 있다"고 비난했다.
논란 이후 그가 토요일 저녁에 진행하는 방송은 방영되지 않았다.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 측에서 방송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폭스 측은 공개적으로 재닌 피로의 정직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의 정직 여부를 묻는 발언에 대해서 부인이나 확인하지도 않았으며, 재닌 피로의 방송 방영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재닌 피로가 폭스사로부터 아직 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재닌 피로의 방송 복귀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재닌 피로를 데려오라. 그들이 사랑하는 파트너인 가짜 뉴스 미디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급진적 좌파 민주당원들은 우리나라의 대다수를 침묵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하고 있다"고 적었다. CNN에 따르면 재닌 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방어해온 인물로도 잘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민주당)은 잘 하고 있는 폭스뉴스 진행자들에 반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향해 비난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폭스는 강하게 버텨야 하며, 힘 있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폭스 내부에서도 비난이 일자 재닌 피로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질문을 던지고, 토론을 시작할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한 사람이 무슬림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헌법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날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중요한 모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언제든지 일한 오마르 의원을 내 방송에 초대한다"라고 전하면서도 오마르 하원의원에게 사과하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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