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성장 위한 탱킹, 관중들에게는 흥미 감소
금지 약물 복용·은퇴 등으로 9년 만에 연봉 총액 줄어
[서울=뉴스핌] 김태훈 수습기자 = 메이저리그가 ‘탱킹’ 역풍을 맞고 있다. 즉, '의도적인 순위 하락'으로 관중들이 줄은 것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관중은 2017년에 비해 전체 4%가 감소된 6962만5244명이다. 총 관중이 7000만명이 채 되지 않은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시즌 악천후가 많아 취소된 경기가 많았지만(54회) 기본적으로 야구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장기적 성장 위한 ‘탱킹’…야구팬들에게는 흥미 감소
메이저리그에서는 관중 감소의 이유를 ‘탱킹(tanking)’으로 보고 있다.
탱킹이란 ‘경기에서 일부러 저주는 것'을 말하는 속어다. 현재 메이저리그 상황을 비판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탱킹은 승부조작과는 차이가 있다. 자의적으로 순위하락을 통해 팀을 개편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각 구단들이 탱킹을 하는 이유는 장기적 성장 도모다. 하지만 이로 인해 관중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은 몸값이 비싼 선수들을 내보내고 젊은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 당장의 성적이 아닌 향후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특히 '순위 조작' 탱킹을 통해 하위팀으로 내려간다면 이득이 생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순번을 받을 수 있어 가장 뛰어난 신인을 데려올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탱킹의 주범은 다름아닌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휴스턴은 2010년대 초반 탱킹을 시작해 7년이 흐른 후 최강팀이 됐다. 대표적인 탱킹의 성공사례다. 하지만 "오히려 팀을 망가뜨려 장기간 암흑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탱킹이 활성화 될수록 구장을 찾는 관중들은 줄어든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팀의 경기를 보러 오는 관중은 감소하기 마련이다.
'탱킹' 열풍으로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MLB, 2010년 이후 9년 만에 연봉 총액 감소…약물과 은퇴가 원인
천문학적으로 치솟던 메이저리그 연봉 총액도 2010년 이후 9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밝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연봉 총액 감소액은 무려 1800만달러(약 204억원)다. 2010년 이후 메이저리그 연봉 총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한 이유는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징계와 시즌 중 선수들의 은퇴 때문이다.
먼저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이던 로빈슨 카노(현 뉴욕 메츠)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포수 웰링턴 카스티요가 금지 약물 양상 반응을 보여 8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카노는 1170만달러(약 132억원), 카스티요가 350만달러(약 40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지 못했다.
또 휴스턴의 우완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는 폭력 혐의로 7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210만달러(약 24억원)의 금액을 받지 못했다.
볼티모어 올리올스 외야수 콜비 라스무스는 고질적인 엉덩이 부상으로 시즌 중반 은퇴를 선언했고,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던 애드리안 벨트레 역시 현역에서 물러나는 등 다양한 문제가 겹쳤다.
지난해 금지 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장 정지를 받은 로빈슨 카노. [사진= 로이터 뉴스핌] |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