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세·세제개편 실망...韓경제 성장에 제한
외국인 이탈 흐름...8월 강달러 더욱 심화될 듯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두 달여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세제개편안 등이 영향을 미쳤다.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짙어진 반면 미국의 경제 성장 기대감은 높아진 점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자극했다. 당분간 강달러 분위기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4.4원 오른 1401.4원에 마감했다.
오후 한때 1401.7원을 터치해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5일(1412.1원) 이후 약 두 달 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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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세제 개편안의 실망감으로 코스피와 코스피가 3% 넘게 하락한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달러·원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달러·원 환율은 17.00원 오른 1404.00원에, 코스닥 지수는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에 장을 마감했다. 2025.08.01 ryuchan0925@newspim.com |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날 미국과 타결한 관세협상에서 한국은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실효관세율이 과거보다 높아졌고 3500억달러(약 486조원)의 대규모 대미투자까지 약속했다. 미국산 에너지 수입도 1000억 달러(약 140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이 잇따라 대미투자를 약속하면서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달러강세와 환율 상승을 우선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보다 커졌다. 전날 미국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2.7%) 이후 4개월 만의 최고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강달러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불안한 환율 시장에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투자자들의 원화 매도를 촉진 시켰다.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과표)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과 대주주 양도소득세 요건 10억원으로 완화, 증권거래세 인상 등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으로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매도를 불렀고, 외국인들이 원화 자산까지 팔았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한미관세협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관세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선반영됐다"며 "세제개편안 발표와 관련해서는 기관의 차익실현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동조한 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에 투입되어야 할 자금이 미국에 넘어가게 된 만큼 우리 기업의 성장 여력에 제한이 생기게 됐다"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에 자본을 유입하는 대신 한 발 빼는 흐름을 보이게 됐고 이달 중 강달러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