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접점을 찾아가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대두 확대를 주요 양보안으로 제시했지만 중국의 대두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두 가공 현장 [사진=블룸버그 통신] |
소니 퍼듀 미국 농무장관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1000만미터톤(metric tons, 1미터톤=1000kg)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중국은 또한 매년 미국산 농산품 수입 규모를 300억달러(약 33조9000억원) 이상 늘리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 해관총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대두 수입은 최근 수개월 간 줄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전년비 17% 감소하며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부과한 관세로 이미 수입이 줄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곳곳에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해 동물 사료로 쓰이는 대두 수요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중국에서는 28개 지역에서 111건의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해, 약 100만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중국의 총 돼지 두수는 전년비 13% 줄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언제 없어질지 알 수 없어 대두 수입업체들은 재고를 쌓아두기 꺼려하고 있는 데다 전 세계적으로 대두 재고가 넘쳐나고 있어 중국으로서는 대두 수입을 확대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미국과의 무역협상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중국 대두 수입을 위축시키고 있다.
2017년 기준 미국은 총 400억달러(약 45조2000억원) 규모의 곡물과 대두를 수출했고 이 중 중국이 155억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중국이 약속대로 미국산 농산품 수입을 300억달러 늘리려면, 2017년보다 세 배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산 곡물에 대한 중국의 수요는 대두 외에는 크지 않고 밀과 옥수수 등은 자급자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허난성(河南省) 저우커우(周口)의 돼지 농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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