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2024년 전환 권리 보유
산은 지분 17% 미만 떨어지면, GM철수 거부권 상실 가능
"산은도 옵션 권리로 거부권 유지, GM 조기철수 불가능"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미국 제너널모터스(GM) 본사가 한국산업은행과 한국GM의 조기철수 가능성을 열어주는 조건의 계약 내용이 7일 확인됐다. GM이 2024년 이후 한국GM에 자금을 지원한 조건으로 받은 우선주(의결권 없는 주식) 전부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권리)를 보유한 것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미국 GM 본사가 지난 2월 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18년 사업보고서에는 GM의 한국GM에 대한 콜옵션 권리를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 보고서에서 "GM은 한국GM의 옵션 권리자로 우선주 발행일(2018년12월31일)로 6년(2024년) 뒤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우선주 발행가격 그대로 되사는 조건이다. 한국GM의 우선주에 대한 배당을 연 1% 이율로 누적해서 받기로 산은과 합의했기 때문에, 우선주의 전환가격이 오르지가 않는다.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우선주 규모는 GM이 한국GM에 투자한 36억 달러 전부다. 만일 GM이 옵션을 행사해 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하면 한국GM에 대한 지분율이 현재(83%)보다 높아진다. 이러면 산은의 한국GM에 대한 지분율이 현재 17%에서 15% 이하로 낮아진다. 이럴 경우 산은은 한국GM의 철수를 막을 수 있는 거부권을 잃게 된다. 지분율 17%가 비토권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지분율이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이면합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산은은 해명자료를 내고 "이면합의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산은은 "GM과 함께 산은도 우선주 투자금 전액(7억5000만 달러)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어, 한국GM에 대한 산은의 지분율을 17%로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산은도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GM과 지분율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GM은 지난해 4월 한국GM의 '10년 유지'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산은은 두 차례에 걸쳐 한국GM의 우선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7억5000만 달러를 출자했다. GM은 한국GM에서 받아야 할 대출금 27억 달러를 출자로 전환하고, 신규자금 36억 달러를 투입했다.
GM의 2018 사업보고서에는 한국GM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설명돼 있다. |
hkj77@newspim.com